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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나라당도 조속히 대선자금을 공개해야-
민주당이 지난 해 9월30일 대통령선거대책위 출범 이후 12월 19일 대통령선거일까지의 ‘제 16대 대통령 선거 자금 수입 및 지출 내역’을 23일 공개했다. 민주당은 선거보조금, 선거보전금 및 후원금으로 총 402억5천여만원의 대선자금을 모아 선거비용, 정당활동비의 명목으로 총 361억4천여만원을 지출했다고 밝혔다. 정치자금법의 규정에 의거해 100만원 이상의 후원금을 낸 156명의 법인 및 개인의 개별적 이름과 금액을 공개하지는 않았다.
민주당이 대선자금을 먼저 공개한 것은 굿모닝 시티 비리의혹의 당사자이자 집권여당으로서의 면모를 보여준 바람직한 일이다. 시민회의는 대선 자금 공개를 통해 대선자금에 대한 국민의 의혹을 불식시키고, 정치문화의 개선 및 성숙을 위한 시발점으로 삼기를 촉구하였었다. 그러나 민주당측의 주장을 입증할 영수증 등의 증거자료가 부족해 내역이 모호하여 논란의 여지가 있다. 또한, 노무현 대통령의 경선 자금을 차제에 같이 밝히지 않고 자료를 폐기하였다는 것은 매우 심각한 문제이다. 대통령의 발언처럼 경선과정에서 제도적 이유로 불가피하게 불법 행위가 이루어졌다면 모든 진실을 국민 앞에 밝히고, 겸허하게 국민적 양해를 구했어야 했다. 또한, 차제에 잘못된 선거 관행이 반복되지 않도록 법과 제도를 개선해야 한다.
한나라당은 대선자금을 공개하는 것이 거스를 수 없는 대세이자 국민적 여론에 부응하는 것임을 명심해야 한다. 더 이상 ‘정치탄압’이나 ‘야당흔들기 음모’라는 반발로 맞서지 않고, 겸허하게 국민 앞에 대선 자금을 공개해 국민적 양해를 구해야 한다. 아울러 과거의 불법적이고 음성적인 정치관행을 청산하고 새로운 정치로 거듭날 것을 약속해야 한다. 과연 얼마나 많은 국민들이 ‘대선자금을 하나도 빠짐없이 투명하게 선관위에 신고하였다’는 한나라당의 주장을 믿을지 의심스럽다. 한나라당의 지속된 대선자금 공개 거부는 뭔가 떳떳하지 못하기 때문일 거라는 국민적 의구심만 증폭시킬 뿐이다.
민주당이 먼저 대선자금을 국민에게 밝힌 것은 매우 긍정적이다. 겸허하게 대선자금의 진실을 밝혀, 국민적 양해를 구함과 동시에 잘못된 관행을 개선함으로써 새로운 정치 문화를 일궈 나가야 할 것이다. 한나라당도 정쟁으로 비화시키는데 급급하지 말고, 대선자금 공개로 국민적 의혹을 해소하고, 신뢰를 회복하는 계기로 삼아야 한다. 여야가 위기정국을 모면하기 위해 단순한 요식행위로 대선자금을 공개하는 것은 국민을 우롱하는 것임을 명심해야 한다. 또한, 투명한 선거와 깨끗한 정치가 이루어질 수 있도록 정치자금 조성과 관련한 적절한 제도와 관행이 조속히 마련, 시행되어야 한다.
바른사회를 위한 시민회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