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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무현 대통령이 22일 국무회의 심의를 거쳐 지난 15일 한나라당에 의해 국회에서 단독으로 통과된 제 2의 특검제 도입에 대해 거부권을 행사하였다. 대통령은 이번에 상정된 새 특검법의 범위가 ‘비자금 150억+알파’로 제한적이지 않다는 이유로 거부하였다고 한다. 이에 한나라당이 재의결하지 않기로 밝힘으로써 그 수사권은 검찰로 이양되었다.
한나라당이 15일 국회에서 통과시킨 특검법은 지난 특검제 때 수사기한의 한계로 밝히지 못하였거나 뒤늦게 추가로 알려진 의혹들을 수사하기 위해 더욱 확대 강화된 법안이었다. 남북정상회담을 전후한 대북송금사건, ‘비자금 150억+알파’의 비리 의혹사건 및 북한의 고폭 실험을 알고도 대북지원을 한 경위 등이 새 특검법의 범위 대상이었다.
21일 행해진 대북송금 의혹 2차 공판에서도 핵심 관계자들의 진술이 엇갈려 4시간여의 치열한 법정 공방이 이루어지는 등 지난 특검제에서 밝혀진 사실에 대해서도 많은 의혹과 혼선이 남아 있다. 게다가, 북한의 고폭 실험을 알고도 대북 지원한 사실은 국민에게 큰 충격과 함께 대북정책의 명분에 대해 의문을 안겨 주었었다.
또한 모 일간지의 온라인 폴에서 총 22,069명의 네티즌 중 17,284 (78.32%)명이 새 특검제를 도입해야 한다고 투표함으로써 4,648 (21.06%)명의 반대의견보다도 압도적이었다 (2003년 7월22일 기준). 이는 국민 앞에 한점의 의혹도 없이 모든 진실이 규명되기를 바라는 국민적 여론의 반증이다.
국민적 불신과 의혹이 해소되지 않은 상황에서 대통령의 새 특검제 도입에 대한 거부권 행사는 매우 유감이다. 이는 투명성과 도덕성을 강조해왔던 정부가 정치적 논리로 해결하고자 함으로써 국민의 알 권리와 진실 규명을 바라는 국민적 여론을 무시하는 처사에 불과하다. 아울러 과거 정권과의 연계성을 고려한 나머지 새 특검제 도입을 거부함으로써 현 정부의 도덕성에 큰 타격을 입혔다.
또한, 이번 특검법 거부는 일시적인 미봉책에 불과한 것으로 예전 정권의 청문회에서와 같이 총선이후에 다시 제기될 여지가 있어 ‘꺼지지 않는 불씨’로 남아있게 되었다. 새 특검제 도입으로 국민 앞에 한 점의 의혹도 없이 철저하게 진실을 규명함으로써 향후 대북송금과 관련하여 또 다른 정국 혼선을 초래하는 여지를 남기지 말았어야 했다.
여하튼, 모든 수사권이 검찰로 넘어간 만큼 검찰이 법적 중립성을 가지고, 성역 없는 수사로 ‘비자금 150억+알파’ 등의 의혹을 철저히 밝혀야 한다. 검찰은 국민의 여론을 고려하여 한점의 의혹도 없이 진실을 규명함으로써 정치적 검찰이라는 오명을 씻고, 신뢰받는 검찰로 거듭나기를 촉구한다. 현대상선 불법 대출을 고발하는 것뿐만 아니라 시종일관 특검제를 통한 대북 송금 의혹에 대한 철저한 조사와 진실 규명을 주장해 왔던 시민회의는 향후 검찰의 수사를 예의주시할 것이다. 대북송금의혹과 관련한 검찰의 철저한 수사를 통해 국민적 의혹을 해소하고, 새 특검제 도입 거부로 무시된 국민의 알 권리가 부족하나마 충족되어야 한다.
바른사회를 위한 시민회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