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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대철 민주당 대표가 대형복합 쇼핑몰인 굿모닝시티로부터 정치후원금 2억2천만원을 포함하여 4억2천만원을 받은 사실을 시인하는 등 당초 대선자금으로 밝혔던 ‘돼지저금통’ 70억과 달리 200억설을 발표함으로써 국민들에게 커다란 충격과 실망을 안겨주었다. 이와 관련하여 정 대표는 국회 일정과 당무로 인해 검찰소환에 일단 불응한 반면 검찰은 정대표를 특정범죄 가중처벌법(특가법)의 뇌물죄를 적용하여 강제구인절차를 밟겠다는 입장이다.
또한 민주당은 성역 없는 철저한 수사의지를 밝힌 검찰총장을 국회에 세우겠다는 입장을 표명하면서 정대표 검찰소환을 둘러싸고 검찰과 민주당간에 힘겨루기 양상마저 보이는 가운데 15일 노무현 대통령이 여야 양당의 합의하에 대선자금을 동시공개하자고 전격 제의함으로서 이를 둘러싸고 정가의 파란이 예상된다.
이번 사태는 정대표가 집권여당의 대표로서 직접 관련되어 있고, 여야 정치권 인사의 연루의혹, 검찰의 중립성과 독립성, 대선자금의 투명성 등이 한데 뒤엉켜 국민적 관심과 의혹이 증폭되고 있다. 이에 시민회의는 투명성과 도덕성을 강조해 온 참여정부는 국민이 납득할 수 있는 적절한 규명과 조치를 취해야 한다고 촉구하는 바이다.
우선, 정 대표는 검찰 소환에 즉각 응해서 제기된 의혹에 대한 진실을 밝힘과 동시에 혹시 잘못된 부분이
있다면 국민 앞에 사죄하고 그에 따른 책임을 지겠다는 집권여당 총수로서 공인의 모습을 국민들에게 보여줘야 한다. 국회일정과 당내 업무 등을 이유로 검찰수사에 응하지 않고 진실 규명을 뒤로 미루는 처사는 오히려 의심을 더욱 불러일으킬 뿐이다.
둘째, 검찰은 이번 기회에 ‘정치적 검찰’이라는 오명을 벗기 위해서라도 정대표를 포함해 여·야를 막론하고 연루 의혹을 받고 있는 인사들에 대한 성역 없는 철저한 수사를 통해 검찰의 중립성과 공정, 그리고 권위를 세워야 한다. 과거에 검찰이 국민적 관심이 집중된 특정사안에 대해 정치적 고려에 의한 형식적, 편파적 수사를 했다는 의혹과 불신을 받은 결과 특검이 이루어졌던 부끄러운 역사를 이번에는 되풀이하지 않기를 바란다.
셋째, 이번 사건의 조사와 관련하여 민주당의 검찰총장의 국회 출석 의무화 방안은 검찰의 수사 독립과 정치적 중립성을 훼손하는 결과를 초래할 위험한 발상이다. 철저한 조사를 하겠다는 검찰을 민주당이 정치적으로 압박하려 한다는 모습으로 비춰질 수 있다. 아울러 향후 대선자금이나 여타 연루의혹을 받고 있는 정치인에 대한 수사에도 영항력을 미치려는 저의가 있다는 의심을 받을 소지도 있다. 검찰은 이 같은 민주당의 움직임에 구애됨이 없이 법과 원칙에 따라 의연하게 수사를 진행해 나가기를 바란다.
넷째, 지난 대선과정에서 모금한 자금액 및 사용액과 관련하여 정대표와 민주당 사무총장이 말바꾸기를 반복함으로써 국민적 의혹만을 증폭시켜 놓았다. 또한 선관위에 신고한 액수와도 차이가 나므로 대선자금 조성규모와 규모, 사용처, 보고의 투명성 등에 대해서 국민적 의혹이 해소되어야 한다. 따라서 검찰이 대선자금과 관련한 조사를 해야 하며, 만약 조사를 하지 않겠다면 또다시 정치적 검찰이라는 비난을 받게 될 것이다.
끝으로 여야 대선자금 동시공개 및 검증 제의는 노무현 대통령이 대선자금 파문위기를 정면으로 돌파하기 위한 고육지책이라고 이해된다. 그러나 노대통령과 민주당이 진정으로 대선자금에 대한 국민의 의혹을 불식시키려 한다면 스스로 대선자금 내역을 밝힘으로써 이번 제의를 통해 대선자금을 축소, 은폐하려는 한다는 오해를 받지 않아야 할 것이며, 이 경우 야당도 대선자금 공개를 거부할 명분이 없게 될 것이다. 만약 야당이 이에 동의하지 않을 것이라는 것을 계상한 정치적 제의라면 이는 현위기 상황을 모면하려는 시도라고도 볼 수 있다.
시민회의는 정치권이 만시지탄이나 이번 사태를 전화위복의 계기로 삼아 정치권에 대한 국민의 불신과 의혹이 불식될 수 있도록 환골탈퇴하는 모습을 국민에게 보여주기를 진심으로 촉구하며, 국민과 함께 이를 지켜볼 것임을 천명하는 바이다.
바른사회를 위한 시민회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