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활동 > 논평·성명
> 활동 > 논평·성명
중국을 국빈 방문하고 있는 노무현 대통령이 중국 정부와 11개항의 공동성명을 발표했다. 이 공동성명에서 한·중 양국은 전면적 협력 동반자관계로의 발전, 평화적 방법에 의한 한반도 비핵화, ‘하나의 중국’ 원칙에 대한 지지, 경제교류 및 협력의 강화를 위한 10대 협력사업의 설정 등에 대해 합의하였다. 양국이 외교관계를 수립한지 불과 12년만에 보다 강화된 협력관계의 실천과 당면한 안보위기에 대한 공동노력 원칙에 합의를 본 것은 높이 평가할 수 있다. 그러나 이러한 성과에도 불구하고 미완의 과제를 또한 남기고 있다.
지난 4월 말 중국 베이징에서 개최된 미국, 북한, 중국 간 3자회담 이후 북한 핵문제 해결을 위한 대화는 아직까지 지연되고 있으며, 현재 그 형태를 놓고 논의가 계속되고 있다. 지난 2개월 동안 진행된 논의는 ‘한국과 일본 등이 포함되는 확대된 다자간 회담’이 후속 대화형태가 되어야 한다는 점에 공감대가 형성되고 있으며, 지난 6월 17일 캄보디아에서 개최된 아세안 지역안보포럼(ARF)에서도 중국이 이에 유연한 입장을 보이면서 그 가능성은 더욱 높아진 것으로 전망되었다.
그러나 이번에 발표된 공동성명에 따르면 핵문제 해결을 위한 후속대화 형식에 대해서 “베이징 3자회담으로부터 시작된 대화의 모멘텀을 지속해 나간다”는 언급만 있었을 뿐, 확대된 다자회담에 대한 명시를 이루지는 못했다. 더욱이 공동성명 발표 하루 전에 있었던 후진타오 중국 국가주석과의 정상회담 직후 가진 기자회견에서 노 대통령이 “북핵 문제의 해결을 위한 ‘당사자간 대화’의 재개가 필요하다”라고 언급한 점이 논란을 빚기도 했다. 마치 북한이 주장하는 미국과 북한만의 직접대화 내지 지난 4월의 3자회담 형식에서 핵문제 해결을 위한 논의가 계속되어야 한다는 의미로 해석될 수도 있었기 때문이다.
일단 외교 당국에서 “다자간 대화를 통한 문제해결이라는 원칙에 대해서는 중국도 공감하고 있다”라면서 해명하면서 이를 진화했다. 그러나 공동선명에서 다자간 회담의 구체적형태에 대해 명시되지 않았으며, 중국측이 “북한의 안보우려가 해소되어야 한다”는 주장을 내놓은 것은 또 다른 의미를 담고 있다. 이는 중국이 아직 한·미·일 등이 주축이 된 대북 국제공조 동참에 미온적인 입장이라는 것을 반증하고 있으며, 이로 인해 향후 북한을 대화의 장으로 유도하기 위한 국제사회의 노력에 지장을 줄 수 있기 때문이다.
오늘부터는 제11차 남북 장관급회담이 서울에서 시작되었다. 북한 핵문제가 더 이상 방치할 수 없는 상황에서 대북 국제공조가 약화되는 것은 결코 바람직하지 못하다. 북한 핵문제의 평화적 해결을 위해서는 북한에 대한 압박과 설득의 역할이 모두 중요하겠지만, 그 기본은 북한의 핵보유를 결코 용납할 수 없다는 국제사회의 굳건한 공조체제에 있다. 한국은 이번에 확정되지 못한 ‘확대된 다자간 대화 내에서의 논의’라는 문제해결의 원칙에 대한 중국의 지지와 적극적 참여를 하루 속히 이끌어내어 북한이 문제 해결을 위한 건설적인 대화의 장으로 나오는데 기여해야 한다.
바른사회를 위한 시민회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