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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투자가 지속적으로 둔화되면서 경기침체와 성장 동력의 상실에 대한 우려가 점차 깊어지고 있다. 이와 관련하여 경제 5단체장은 지난 1일 ‘하반기 경제정책 수립을 위한 경제부총리와의 간담회’에서 주력산업의 경쟁력이 중국 등 신흥공업국에게 추격 내지 추월을 당하고 있는 상황에서 다른 업종에 대한 공정거래법상의 출자규제가 특히 미래성장산업에 대한 투자에 큰 걸림돌이 된다는 점을 지적하고, 투자촉진을 위해 대폭 완화되야 한다고 건의하였다.
그동안 출자총액규제는 외국자본에 의한 적대적 M&A나 경영간섭이 현실화되는 상황에서 투자를 시스템적으로 저해하고, 국내기업의 경영권 방어를 어렵게 한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그러나 공정위는 작년 4월에 시행한 예외 및 적용제외 항목을 대폭 축소하고, 부채비율 100% 이하의 그룹도 출자총액을 규제해야 한다는 입장을 취하면서 오히려 이 제도를 강화할 방침이다.
원래 출자총액규제는 지난 1987년 은행 등 금융기관의 대출심사와 기업감시 역할이 미흡하다고 판단한 정부가 금융기능이 정상화될 때까지 직접 나서서 차입금으로 다른 회사를 설립하거나 인수하는 것을 막고, 출자로 인한 가공자본 형성을 억제하기 위해 도입된 한시적 제도였다.
그러나 IMF 외환위기의 원인이 대기업의 무분별한 투자와 감시체제의 미흡에도 상당 부문 기인했다고 본 정부가 기업지배구조개선과 금융건전성규제 등 제도개혁을 단행하였고, 이 결과 과다한 출자가 야기할 수 있는 부작용을 방지할 제도가 어느 정도 마련되었다.
예를 들면 가공자본은 연결 및 결합 재무제표 작성으로 외부에 노출되며, 무리한 차입은 금융건전성 규제와 은행의 엄격한 대출심사로 사실상 불가능하다. 또한 출자를 통한 인수합병이나 경제력집중은 공정위의 기업결합심사로, 소수주주들이 입을 피해는 소수주주권 강화와 사외이사 등의 내부통제장치로 막을 수 있게 되었다.
현재의 총액출자규제제도가 안고 있는 문제점을 살펴보면 먼저 신규산업에 대한 투자와 관련하여 비록 예외나 적용제외 항목이 있다고는 하지만 법에 투자가능항목이 열거된 현재와 같은 Positive List System으로는 기업이 적기에 투자를 하기 어려우며, 특히 기존산업을 대체할 미래성장산업에 대한 투자가 시급함에도 불구하고 커다란 애로요인이 되고 있다.
또한 Global시대에 국내기업에 대한 역차별은 시정되어야 한다. 최근 SK사태에서 보듯이 국내기업은 외국자본에 의해 경영권 위협에 직면하게 된다. 적대적 M&A 자체를 문제 삼는 것은 아니지만 외국자본에 비해 차별을 받는 상태에서 국내기업의 경영권이 외국자본에 넘어가거나 과도한 경영간섭을 받게 된다면 국내외 기업간 공정경쟁의 원칙은 물론 동 제도의 도입취지에도 어긋난다.
아울러 총액출자규제를 대체할 제도가 어느 정도 마련되었기 때문에 이제 우리도 선진국과 같이 출자문제는 주주 등 이해관계자들이 결정하고, 그 결과는 시장에서 평가받도록 하는 것이 바람직하며. 이외에도 증권집단소송제도가 머지않아 도입, 시행될 것으로 보인다.
이에 시민회의는 출자총액제한을 통해 기업의 투자를 규제할 이유와 명분이 크게 퇴색하고 있음을 지적하고자 한다. 정부가 직접 규제하던 시대가 지나가고 있으며, 출자로 인한 부작용은 지배구조나 투명성으로 해결하는 방향이 바람직하다. 기업투자의 촉진을 위해 총액출자규제와 같이 ‘Global Standard’에 걸맞지 않는 제도는 정비되어야 한다.
바른사회를 위한 시민회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