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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대중 대통령의 아들 문제로 온 나라가 시끌버적하다. 둘째 아들 김홍업 아태재단 부이사장의 친구인 김성환씨가 차명으로 관리해온 돈 가운데 10억여 원이 김홍업씨 돈인 것으로 밝혀졌다. 그러나 이 돈의 출처가 어디인지는 아직까지 명확히 밝혀지지는 않았다.
또한 미국에 유학중인 셋째 아들 김홍걸씨와 관련한 의혹도 새로 제기되고 있다. 체육복표 사업자 선정 로비의혹을 받고 있는 최규선씨는 집을 살 때 등 여러 차례에 걸쳐 김홍걸씨에게 미화 수만 달러씩 지급했다고 밝혔다. 최규선씨는 대가를 기대하고 돈을 준 것은 아니라고 주장했고, 홍걸씨는 아예 돈을 받은 일이 없다고 부인하는 상황이다.
1. 김대중 대통령은 이러한 문제들을 수수방관해서는 안되며, 의혹을 덮으려는 시도를 해서는 더더욱 안될 것이다. 전직 대통령들과 같은 비슷한 노정을 걷지 않으려면 초기에 철저하고 성역 없는 수사를 검찰이 할 수 있도록 호응해야만 할 것이다.
2. 검찰은 대통령 아들이라는 특수한 상황을 고려해 정치적 중립을 훼손하는 수사를 펼쳐서는 안될 것이다. 김영삼 전 대통령 때 차남인 김현철씨를 전격 구속 수사하여 정치적 중립을 지키며 철저하게 마무리 지었던 것과 같이, 현 정부도 임기 동안 본 사건의 미완결로 인하여 차기 정부가 부담을 갖지 않도록 적절한 조치를 취해야만 할 것이다. 또한 차정일 특검팀에서 대통령의 처조카 이형택 씨를 구속한 바 있듯이 검찰도 성역 없는 철저한 수사를 해야만 할 것이다.
3. 의혹에 대한 대통령과 검찰의 자세도 중요하지만 본질적으로 중요한 것은 사건 당사자들이 스스로 진실을 밝히는 것이다. 정치권력의 핵심부의 측근, 가족들은 스스로 모범을 보여야만 함에도 오히려 그러한 권력을 이용해 호가호위(狐假虎威)하는 천박한 짓을 일삼는 것은 만인의 지탄을 받아 마땅할 것이다.
4. 시민회의는 현 정부가 각종 권력누수현상으로 인하여 국정운영에 차질을 빚지 않기를 바란다. 하지만 이러한 의혹들을 임기 말기 현상인 레임덕으로 치부할 수만은 없다. 김대통령의 修身은 모르겠으나 齊家를 제대로 하지 못하였으니, 어찌 治國을 하고 平天下를 할 수 있겠는가? 또한 각종 이권에 개입하기 위해 친인척을 이용하는 우리네 정치문화의 천박함을 개탄하는 바이다.
2002. 4. 11.
바른사회를 위한 시민회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