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활동 > 논평·성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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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일 이사회에서 재신임을 받은 정연주 KBS 사장의 두 아들이 미국 시민권 취득 6년 전에 병역면제를 신청해 군복무를 면제받은 사실이 26일 언론에 보도되었다. 정 사장 자신도 허리부상을 이유로 병역을 미필해 3부자에 대한 병역의무 기피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두 아들의 병역문제와 관련하여 정 사장은 “영주권자는 병역 면제가 된다고 해서 신청을 했던 것은 기억나지만 정확히 어떤 과정을 거쳐 면제 받았는지는 잘 기억나지 않는다” “어려서 미국에 건너가 갖은 고생을 한 아이들의 선택을 내가 막을 수는 없었다”고 해명했다.
그러나 그의 이러한 해명에 대해, 정 사장이 한겨레신문 논설주간으로 있을 때 이회창 전 한나라당 총재와 장상 전 국무총리 후보자 아들의 국적과 병역면제 사실을 두고 쓴 칼럼을 기억하는 사람들은 허탈감을 넘어 그의 위선적인 행동에 당혹감을 느끼지 않을 수 없다. 반미적 논조를 유지하며 자녀들을 군대에 보내지 않은 인사들을 파렴치범처럼 몰아대던 그가 정작 그의 아들들의 시민권 취득, 병역미필과 관련해서는 어떻게 이렇게 관대할 수 있는 것인지, 我田引水가 인지상정인 점을 감안하더라도 정 사장의 “남에게는 엄격, 자신에게는 관대”한 행동을 지켜보는 국민들로서는 공인으로서의 그의 인격, 도덕성을 재차 반문하지 않을 수 없다. 실재로 시민권자라 하더라도 부모가 군대에 보내거나 자신이 자원입대하는 경우도 얼마든지 있지 않은가?
더욱 우려스러운 것은 이런 그가 이사회의 재신임으로 인해 앞으로 3년간 공영방송인 KBS의 수장이 되어 방송을 이끌게 되었다는 점이다. 이미 임명과정에서의 청와대 개입설, 정 사장의 반미 편향성을 놓고 많은 논란이 있어왔던 차에 이제 도덕성에 까지 흠집이 난 정 사장이 과연 국민의 시청료로 운영되는 국민의 방송인 KBS를 방송의 본질인 공정성을 유지하면서 이끌어 갈 수 있을 것인지 회의가 든다.
시민회의는 정 사장이 자신과 두 아들의 병역미필에 대해 명백하게 밝히고 자신이 지닌 이중성에 대해 국민에게 머리 숙여 반성하고 사죄하는 모습을 보일 것을 촉구한다. 아울러 정 사장 스스로가 공영방송인 KBS 사장 자리에 자신이 과연 합당한 인물인지 자문해 보길 바란다. 정 사장이 남을 비난하는 순간 하나의 손가락은 남을 향하지만 나머지 네 개의 손가락은 바로 자신을 향하고 있는 이치를 마음으로부터 깨닫길 바란다.
바른사회를 위한 시민회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