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활동 > 논평·성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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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침체가 지속되는 가운데 이른바 노동계의 하투(夏鬪)가 시작되면서 가뜩이나 어려운 경제에 커다란 악영향이 우려된다. 이미 철도, 버스, 택시, 의료는 물론 대규모 사업장에서 국민과 경제를 볼모로 삼는 파업이 줄줄이 예고되어 있으며, 이는 친노적 성격의 정부성향과 노동시장의 경직성, 집단이기주의와 투쟁일변도식의 파업과 맞물려 대외신인도의 하락과 함께 사태를 더욱 어렵게 만들고 있다.
이와 관련하여 고건 총리는 최근 노동계의 연대파업이나 파업계획을 ‘명분없는 정치적 성격의 파업’으로 규정하고 ‘법과 질서위에 대화와 타협으로 노사문제를 풀어나가겠지만 특히 법질서 차원에서 불법파업을 주도한 노조원에 대해서는 반드시 책임을 묻겠다’고 밝혔다. 또한 청와대도 정부가 개입해 온 공공부문과는 달리 대기업 노조의 파업을 노사자율에 맡기되 △폭력을 동반한 불법행위, △생산라인 등 주요시설 점거, △경제전반에 악영향을 미칠 정도의 장기화조짐을 보일 때에는 즉각 공권력을 투입하기로 방침을 세운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국민들은 정부의 이 같은 발표에도 불구하고 작금의 파업사태를 지켜보면서 한국 사회가 지금 제대로 돌아가고 있는지?, 또 어디로 가고 있는지? 그저 불안하기만 하다. 참여정부 출범과 함께 발생한 두산중공업, 화물연대, 철도민영화, 조흥은행 매각 등 일련의 노사분규는 노조의 요구가 대부분 관철되는 선에서 마무리 지어졌다. 사용자와 노동자가 Win-Win정책으로 나가기 보다는 오히려 정부의 과도한 개입으로 인해서 당사자간 해결이라는 기본원칙이 무너져 버렸고 노조는 정부만을 대화상대로 삼고 자신들의 요구를 관철시키려 하고 있다.
이에 경제5단체는 서울 롯데호텔에서 긴급 회장, 부회장단 회의가 가진 후 ‘총체적 경제파탄, 노조의 망국적 처사, 국가의 총체적 통제기능 상실’등 유례없이 강도 높은 표현을 사용하면서 노동계의 총파업 중단과 불법파업에 대한 정부의 강력한 대응을 요구하는 성명을 발표하였으며, 총파업에 대해서는 법으로 대응하겠다고 밝혔다. 이제 기업계는 현재의 기업경영환경을 노동계가 총파업을 중단하지 않으면 투자를 조정하거나 고용을 줄이거나 혹은 해외로 이전하는 방식으로 맞설 수 밖에 없는 절박한 상황으로 인식하고 있는 것 같다.
사실 정부는 원칙적으로 법과 질서위에 대화와 타협을 강조하고 있으나 이것은 어디까지나 노조활동이 법적인 테두리 안에서 공정하게 이루어지는 것을 전제로 한 것이다. 노대통령마저 대기업 노조가 ‘도덕성과 책임성에 문제가 있다’고 까지 언급하는 상황에서 노조의 불법행동을 방치한 채 다른 한편에서 대화의 파트너로 삼는 것은 어느 면에서 정부가 먼저 불법을 저지르고 있는 이율배반적 행위라고도 할 수 있으며, 결국 정부의 노사정책에 대한 불신만을 깊게 할 따름이다.
이에 시민회의는 정부가 노사관계의 정책방향이나 기본가이드라인을 정하려는 취지는 이해하지만 더욱 중요한 것은 정해진 것을 법과 원칙에 따라 제대로 준수하는 것이라는 점을 지적하고자 한다. 참여정부가 신뢰를 받지 못하는 근본 이유는 지난 수개월동안 중심을 잡지 못하고 상황에 따라 말 바꾸기를 하면서 정책의 일관성을 견지하지 못한 데에 있다. 노사문제는 당사자 해결을 원칙으로 하면서 정부는 정해진 법과 원칙이 잘 지켜지고 있는지 철저히 감시하고 위법행위 발생시 법에 따라 엄격하게 집행하는 모습을 말이 아닌 행동을 보여주어야 할 때임을 다시 한번 강조한다.
바른사회를 위한 시민회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