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평]SK실트론 사건 과징금 부과, 기업경영활동에 대한 과도한 정부 개입이다.

금일 공정거래위원회는 2018년부터 3년 이상을 끌어왔던 SK실트론 사건에 대해 16억 원의 과징금과 시정명령 결정을 내렸다.
공정위가 이처럼 과징금을 부과하고 시정명령을 내렸다는 것은 최태원 회장이 실트론의 잔여지분을 인수한 것이 부당한 이익제공에 해당하는 위법행위라고 보았기 때문이라고 판단된다.

그러나 부당한 이익제공행위가 성립되기 위해서는 해당 기업이 공정한 절차 없이 다른 경쟁자들을 부당하게 배제해 총수가 사적 이익을 취하도록 지분을 인수케 해야 한다. 이 점에서 보면 크게 2가지 점에서 법리상 오해가 있었던 것으로 판단된다. 첫째는 공정위는 행위주체에 대한 중대한 오해가 있었던 것으로 판단된다. 둘째는 “정상적인 거래”를 “상당히 유리한 조건으로 거래하는 행위”로 확대해석하는 우를 범했다는 점이다.

이미 알려진 바와 같이 이 사건은 지난 2017년 SK가 반도체 소재산업의 포트폴리오를 강화할 목적으로 LG가 보유하고 있던 실트론의 주식을 채권단이 공개매각절차에 최태원 회장이 개인적으로 참여한 것을 두고 부당한 이익제공행위라고 단정하면서 문제가 된 것이다. 법리적으로 부당한 이익제공행위가 되기 위해서는 특별한 이유없이 최태원 회장이 지분을 인수했어야 문제가 될 수 있다.

그러나 알려진 바에 따르면 실트론이 재무건전성이 부실한 상태에서 채권단이 지분을 매각하고 재무구조가 열악한 실트론의 경영권 안정을 위해 불가피하게 최태원 회장이 지분참여를 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따라서 공정위는 채권단이 매각주체였음에도 이를 마치 SK측이 매각주체였던 것처럼 오해하는 우를 범하였다. 그리고 경영권 안정이라는 차원에서 공개시장에서 정상적인 거래방법으로 지분을 취득한 것을 지분을 취득한 것을 “상당히 유리한 조건으로 거래하는 행위”로 잘못 법을 적용 하는 우를 범하였다. 즉, 실트론 채권단이 지분을 매각하는 과정에서 최태원 회장이 2017년 실트론의 잔여지분 29.4% 인수한 것에 대해 공정거래법 제23조의2(특수관계인에 대한 부당한 이익제공 등 금지)상 회사(SK)가 특수관계인(최태원 회장)에게 회사(SK)에 상당한 이익이 될 사업기회(SK실트론 지분)를 제공했다는 것을 인정한 것이다. 그러나, 이번 실트론 사건의 본질은 우리은행 등 실트론 채권단이 제3자인 최태원 회장에게 사업기회가 아닌 실트론 지분을 공개적으로 경쟁 매각한 것으로 공정위 행정 제재 대상이 될 수 없다. 즉, 제공자(SK가 아닌 채권단)와 제공객체(특수관계인이 아닌 제3자) 그리고 제공대상과 방법(사업기회 제공이 아닌 경쟁입찰을 통한 지분취득)까지 모두 법 위반 요소로 성립되지 않는다.

뿐만 아니라 공정위의 논리대로라면 대기업 회장들은 계열사 지분을 취득해서는 안 된다는 논리적인 모순에 빠진다. 이번 공정위 결론은 재벌의 책임경영을 위해 오너 일가의 계열사 지분율을 높여야 한다고 주장했던 기존 기조와도 정면 배치되는 것이다.

반도체 산업은 혹독한 글로벌 경쟁에서 살아남으면서 우리나라 경제 발전을 견인해 온 국가 기간산업이다. 국내 반도체 기업의 경영권을 보호하기 위해 총수가 관련 기업 지분을 확보하려 했다면 이를 책임경영의 일환으로 평가해야하지 부당한 사적 이익추구로 낙인찍고 처벌하는 것은 과도한 규제이며 국익에 역행하는 행위로 보아야 한다.

이번 공정위의 결론은 대기업 집단에 대한 공정위의 규제/처벌 관성을 보여준 것으로 심각한 우려와 유감을 표한다. 잘못된 공정위의 결론이 합리적인 법원의 판결로 바로 잡힐 수 있기를 기대한다.

2021. 12. 22
바른사회시민회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