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평]한전공대 설립비용, 국민에게 전가해서는 안된다.

지난 18일 문재인 대통령의 대선 공약인 한전공대 설립 특별법이 18일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전체 회의를 통과했다고 한다. 전반적으로 내년 3월 대선 전에는 한전공대가 개교할 것으로 보고 있는 듯하다.

문제는 비용 부담이다. 5천억원에 달하는 비용이 땅에서 솟아나는 것이 아닌 만큼 누군가는 이를 부담해야 한다. 물론, 우수한 인재를 육성하는 등의 교육효율성만 제고할 수 있다면 비용은 문제가 되지 않을 수도 있다.

그러나 학령인구가 급속도로 감소하면서 많은 대학들이 교육기관으로서의 제기능을 하기 어려워져 가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학생들의 피해 또한 급증하고 있어서 이에 대한 대책 모색이 우선되어야 한다. 그럼에도 문재인 정부는 대통령의 공약이었던 만큼 교육의 효율성은 고려하지 않고 수천억 원의 혈세가 투입되더라도 강행할 태세인 것이다. 마치 대학교육을 정치적 목적으로 이용하겠다는 의도가 명백히 읽혀지고 있는 것이다.

문제는 대학교육을 정치적으로 이용하는 경우 그 부작용은 국민들이 고스란히 부담해야 한다는 점이다.

언론 보도에 따르면 한전공대의 설립주체인 한전이 지난해 남동·남부·동서·서부·중부발전 등 자회사 10곳에 한전공대 출연금을 6억~30억 원씩 총 216억 원 분담케 했다고 한다. 그리고 이어서 2~3차에 걸처 추가로 확보해야 하는 출연금 4200억 원 가운데 36%인 1512억 원을 이들 자회사들에 분담시킬 계획이라고 한다. 이런 계획대로 진행된다고 한다면 남동발전 등 발전 자회사 6곳은 지난해 30억 원에 이어 올해 2차로 146억 원, 내년 개교 후 3차로 64억 원 등 총 240억 원을 분담하게 된다.

특히, 서부발전의 경우 2년 전 그 소속 태안화력발전소에서 안전조치 미흡 등으로 하청업체와 계약한 특수고용 화물노동자 고 김용균 사망사고가 발생하는 등 재정여건이 충분치 않은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그럼에도 서부발전에게 수십억원의 한전공대 설립 출연금을 강요하는 것은 아무리 봐도 지나친 부담전가라고 할 수 있다. 이는 서부발전만의 문제가 아니다. 기타의 한전 자회사인 석탄화력발전 위주의 발전 자회사들도 정부의 탈석탄 정책으로 재정 상황이 날로 악화하고 있다고 한다. 지난해 기준으로 남동발전과 동서발전, 서부발전은 각각 1074억 원, 817억 원, 680억 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고 한다. 물론, 남부발전과 중부발전은 각각 62억 원과 1004억 원 영업이익을 냈지만 중부발전의 경우 액화천연가스 가동률 증가와 그 가격 하락 덕분에 영업이익을 냈지만 향후에도 지속적으로 영업이익을 낼지는 미지수다. 여기에 추가로 이 발전 5사의 누적된 총부채가 33조를 초과한다는 점을 감안해 보면 한전공대 설립을 위해 이들 자회사들에게 과도한 부담을 안기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이 정도 되면 한전은 불가피하게 생존을 위해서라도 전기료를 인상해야 할 상황이다. 그럼에도 문재인 정부는 국제유가 상승분조차도 고려하지 않은 채 올해 2분기 전기요금 인상에 제동을 걸었다. 물론,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영향으로 국민 부담이 커진 점을 감안했던 것으로 이해된다. 그럼에도 선거만 끝나면 전기요금을 인상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는 문재인 정부 출범 이전에는 수조원의 이익을 내던 한전이 출범 이후에는 수조원 대의 손실을 내면서 한전공대 설립비용까지 국민들에게 전가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을 의미한다.

결국, 탈원전 정책과 한전공대 설립 등으로 발생한 한전의 손실은 최종적으로 국민들에게 전가될 수밖에 없는 상황이 전개되고 있다. 이런 일이 반복되지 않기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정치적 목적을 가지고 불법적인 방법으로 한전을 이용해 손실을 유발케한 당사자에 대해서는 엄격한 법적 책임을 물어야 할 것이다. 이것이 실현되지 않는다면 공기업을 통한 권력자들의 국민 양털 깎기는 계속될 것이기 때문이다. 야당은 뼈를 깎는 각오로 한전손실을 유발시켜 국민에게 그 책임을 전가한 위정자들에게 법적 책임을 물어야 할 것이다.

2021. 3. 24
바른사회시민회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