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평]서울시민 10만원 재난위로금 지급, 정치인의 도덕적 해이이다.

지난 19일 더불어민주당 서울시장 박 후보가 공약을 발표하면서 만약 시장에 당선되면 서울시민 모두에게 1인당 10만원의 보편적 재난위로금을 지급하겠다는 약속을 한 바 있다. 대략 그 규모는 1조원에 달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으며, 그 재원은 지난해 서울시에서 발생된 순세계잉여금이라는 점도 구체적으로 언급한 바 있다.

이와 관련해 야당에서는 ‘금권(金權) 선거’라는 등의 비판을 가하면서 박 서울시장 후보의 공약은 공약(空約)이 될 것이라는 비판을 가하고 있다.

그러나 박 후보가 재원을 구체적으로 순세계잉여금으로 언급한 점을 고려해보면 단순히 “금권”, “공약(空約)”이라는 용어를 사용하면서 비판하는 것만으로는 여러 점에서 부족해 보인다. 우선, 박 후보의 말에 따르면 서울시는 지난해 세입이 예상보다 많아 약 4조원의 순세계잉여금이 발생할 것으로 추정된다고 한다. 즉, 서울시 예산을 편성할 당시보다 예상하지 못한 세입이 추가로 4조원이나 더 걷혔다는 이야기다. 물론, 서울시민 개인이나 법인의 소득이 증가하여 세수가 확대될 수도 있고 각종 세원이 확대되어 세수가 증가할 수도 있다.

지난 1월 13일 기획재정부 발표를 보면 이와는 관계가 없어 보인다. 즉, 국민개인들의 혈세로 순세계잉여금이 발생한 것이다. 기재부의 발표에 따르면 2020년 법인세수가 예년대비 60%로 급감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한다. 즉, 법인세나 세원 확대로 인해 순세계잉여금이 발생한 것이 아니라 종합부동산세 등 자산관련 세수가 증대하여 국민혈세로 순세계잉여금이 예상보다 과잉으로 발생했다는 것이다. 이는 기재부가 지난 1월, 부동산과 주식 거래 증가에 따라 양도세는 7조6천억원, 증권거래세 4조3천억원, 상속증여세는 2조원 늘었다고 발표한 것만 보더라도 잘 알 수 있다.

문제는 이처럼 종합부동산세 등 국민들의 미실현이익에 중과세해서 억지로 마련한 순세계잉여금을 선거용으로 서울시민 약 1천만명 모두에게 10만원씩 나눠주는 것이 정당한가 하는 점이다.

이미 알려진 바와 같이 코로나19에 따른 경기회복 지연 등으로 전년 대비 국세수입이 전반적으로 감소했으나, 종합부동산세 등 자산관련 세수 증가로 감소 폭이 일부 상쇄되었을 뿐 올해도 세수는 불가피하게 감소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를 방치하면 국가채무의 증가 폭을 더욱 커질 수밖에 없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런 문제를 해소하기 위해서는 지난해처럼 종부세 등 자산세를 증가시켜 세수감소 폭을 상쇄할 수밖에 없을 것이다. 즉, 앞으로도 서울시민들에게 재산세를 더 부과할 수밖에 없다는 의미이다. 특히, 종부세처럼 미실현이익에 대해서까지도 과도하게 과세할 수밖에 없을 것이다.

따라서 국민들에게 증세부담을 주지 않기 위해서는 순세계잉여금을 위로금으로 나눠줄 것이 아니라 앞으로 발생할 세수부족사태를 대비해 이를 비축해 두는 것이 필요하다. 서울시가 현재 갖고 있는 부채가 투자기관까지 합쳐 15조 6000억원이며, 매년 급속도로 증가하고 있는 점을 감안해 보면 더욱 그러하다. 오히려 지방회계법상으로도 채무 상환을 가장 우선시하도록 규정하고 있는 점을 감안해 보면 재난위로금보다는 부채를 변제하는 것이 급선무다.

결론적으로 이번 더불어민주당 서울시장 후보의 재난위로금 묻지마 살포 공약은 공약(空約)이 아니라 정치인의 도덕적 해이현상의 대표적 사례라고 할 수 있다.

지난 해 치러진 총선을 앞둔 전국민 대상 재난지원금은 일본과 대한민국만 실시한 바 있다. 그리고 총선에서 여당이 압승을 거둔 바 있다. 이번에도 이와 동일한 매표용 묻지마식 재난위로금을 지급한다면 분명 서울시 부채를 증가시켜 그 책임을 국민들과 특히 청년세대들에게 전가하는 무책임한 정치적 결과를 초래 할 수 있다. 지금이라도 당장 더불어민주당은 이러한 10만원 재난위로금 지급 공약을 철회하여야 할 것이다

2021. 3. 22
바른사회시민회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