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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6월 9일 정부는 철도구조개혁관련 3개 법안을 국회에 제출하였다. 이는 지난 4월 20일 철도노사의 단체교섭 결과에 의해 민영화 방침이 철회된 이후 수정된 법안으로 ‘철도산업기본법’, ‘철도시설공단법’, ‘한국철도공사법’으로 구성이 되어있다.
수정 법안의 골격은 철도의 시설과 운영을 분리하여, 시설부문은 ‘철도시설공단’으로 운영부문은 ‘철도공사’로 이원화하는 것이다. 그리고 수정 법안은 당초의 운영부문 민영화 관련 조항을 삭제하여 공사화하고, 노조의 요구를 수용하여 포괄적 고용승계 등을 담고 있다. 철도산업의 구조개혁을 더 이상 늦출 수 없는 이유는 구조적 요인에 의한 철도부문의 만성적인 적자누적 때문이다. 만약 현 체제를 유지하는 경우 국가적 재정부담은 2020년까지 약 50조원(부채28조, 운영지원22조원)에 달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국가기관에서 벗어나 공사(公社)체제로의 전환은 철도부문의 효율적 운영을 모색하기 위한 최소한의 조치이다. 철도부분의 경영효율을 높이기 위해서는 공공적 업무와 상업적 업무를 명확히 구분해, 정부는 시설투자에 책임을 다하고 운영자는 오로지 경영개선에 전념할 수 있도록 시스템을 구축하고 외부 회계감사를 통해 경영의 투명성을 높여야 한다. 그리고 공사체제로의 전환은 장기적으로는 단계적 민영화 추진의 길을 열어 놓는 것이어야 한다.
철도산업의 안정화를 감안하여 수정된 법안은 본래의 개혁안과 비교할 때 후퇴한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20년 이상 논의되어온 현안이 우여곡절 끝에 법안으로 국회에 상정된 만큼 만족스럽지는 않더라도, 나름대로의 철도운영 방식의 변화의지를 담았다는 점에서 수정법안은 의미가 있다.
노조측은 이번의 수정 법안에 대해 4월 노정합의를 무시한 것이라며 철도의 대국민 서비스 저하 등의 이유로 입법을 반대하고 있다. 그리고 시설과 운영의 조직통합 및 회계분리, 특수형태의 공사설립, 공공철도이사회 구성, 고속철도부채 정부 인수, 정년보장 및 공무원연금 수급특례 등이 법에 반영되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그러나 고용승계를 넘어선 정년보장, 공무원연금 수급특례 등은 ‘국민의 발’을 볼모로 한 ‘집단이기주의’의 발로가 아닐 수 없다. 고용승계와 정년보장은 별개의 사안이며 또한 공사화에 따른 비(非)공무원 신분에서 ‘공무원 연금’ 수혜를 요구하는 것은 타당성이 결여되어 있기 때문이다.
『바른사회를 위한 시민회의』는 정부가 제출한 철도구조개혁 관련 수정법안을 차선(次善)이나마 철도부문 구조개혁의 첫 단추로 긍정적으로 평가하며, 장기적으로는 민영화 추진을 위한 디딤돌이 되기를 바라면서 6월 임시국회에서 입법 처리되기를 촉구한다.
바른사회를 위한 시민회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