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평]검찰총장 직무집행 정지, 관행화되면 독재국가 된다.

지난 24일 추미애 법무부 장관이 윤석열 검찰총장의 직무를 정지'시키는 명령을 내림으로써 사상초유의 검찰총장직무정지사태가 발생했다.

이와 관련해 윤 총장은 직무집행정지명령이 부당하다를 이유를 들어 법원에 ‘징계처분 효력 정지 가처분 신청'을 제기했다고 한다. 현직 법무부 장관과 검찰총장 간의 오랜 기간 대립이 결국 법원의 판단에 따라 잘잘못이 가려지게 될 것으로 예상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사태를 보면서 안타까운 심정이 드는 것은 사실이다. 동시에 국가질서와 국민의 안녕을 위해 검찰을 지휘해야 하는 총장의 직무를 갑자기 정지해야 할 만큼 중대한 사태가 무엇인지 정말로 궁금해 진다.

이와 관련해 추 장관은 윤 총장의 직무를 정지해야 하는 이유로 5가지를 들었다. 첫 번째 이유는 윤 총장이 언론사 사주와의 부적절한 접촉을 했다는 것이다. 즉, 2018년 11월 윤 총장이 서울중앙지검장 시절 모 종편 사주와 만났던 것을 문제 삼은 것으로 이해된다.

두 번째 이유로는 조국 전 법무장관 사건 등 주요 사건을 맡은 재판부에 대한 불법 사찰이 있었다는 것이다. 세 번째는 윤총장이 채널A 사건 및 한명숙 전 국무총리 사건과 관련해 감찰·수사를 방해했다는 것이다. 네 번째는 윤 총장이 대면조사 과정에서 협조 의무를 위반하고 감찰을 방해했다는 것이다. 다섯 번째는 정치적 중립을 지켜야 하는 검찰총장이 이를 위반해 총장으로서의 위엄과 신망을 손상했다는 것이다.

아무리 봐도 법무부 장관이 검찰총장의 직무를 정지시킬 만한 이유가 되기는 어려워 보인다.

우선, 검찰총장의 직무수행 중 발생한 것이 아닌 과거의 만남이라는 행위를 이제 새삼 문제 삼아 직무를 정지하는 의도가 무엇인지 정말 궁금하다. 만약, 그것이 문제였다면 진상을 조사하고 절차를 밟아 징계하면 될 일이다. 그럼에도 법무부장관은 만나서 어떠한 부적절한 행위를 했는지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고 만났다는 이유만으로 처벌하는 마녀사냥식 징계를 한 것이다. 이는 행정부가 검찰의 독립성을 심각하게 훼손하는 행위로서 대한민국 헌법이 정한 기본원칙인 3권 분립원칙에 정면 위배되는 권한남용 행위라고 할 수 있다.

또한 열거된 이유 중 다른 4가지 행위들은 검찰총장의 직무범위 내에서 일상적으로 이뤄지는 행위들이어서 제3자가 위법성과 정당성을 판단하기 어려운 불명확한 사안들이다. 그럼에도 추 법무부 장관은 일방적으로 이를 불법적인 행위라고 단정하고 이에 대해 직무정지라는 징계를 가한 것이다. 이는 법치주의 수호의 최고책임자인 법무부 장관으로서 해서는 안 되는 중대한 권한남용행위를 한 것으로 이해된다.

만약, 이번 추장관의 검찰총장 직무집행정지 명령이 정당한 것으로 용인되는 순간 문재인 대통령이 윤석열 검찰총장에게 요구했던 ’살아있는 권력에 대한 수사‘는 사실상 사망선고를 받게 되는 것과 다름이 없게 된다.

그리고 살아있는 권력에 대해 수사하는 모든 검찰은 법무부장관에 의해 직무가 정지되는 악순환이 반복되는 독재국가로 전락할 우려 또한 큰 것이 사실이다.

법원은 사법부의 독립성을 수호하는 것은 물론이고 3권분립이 무너진 독재국가 대한민국이 되는 것을 차단해야 한다는 사명감을 가지고 이번 ‘징계처분 효력 정지 가처분 신청'사건을 처리해야 할 것이다.

2020. 11. 25
바른사회시민회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