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정경제 3법’, 제2의 베네수엘라 만든다.

문재인 정부와 더불어민주당의 주요 국정과제인 “공정경제 3법안”을 야당인 김종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수용하면서 법안 국회통과가 목전에 다가왔다. 여당이 발의한 법안을 제1야당을 대표하는 김 위원장이 찬성한 만큼 대한민국은 여야할 것 없이 성장보다는 분배를 중시하는 사회주의형 국가로 방향을 정한 것이다. 아직, 국회통과라는 절차가 남았기 때문에 속단할 수는 없지만 참으로 통탄할 일이다.

문제의 “공정경제 3법안”이라 함은 상법·공정거래법 개정안과 금융그룹감독법 제정안을 의미한다. 상법 개정안에는 모회사 주식 0.1% 이하만 소유해도 자회사 경영진을 상대로 소송을 낼 수 있는 ‘다중대표소송제’, 기업 감사위원을 별도 선출하고 대주주 의결권도 3%로 제한하는 ‘감사위원 분리선출’ 등 쟁점이 포함돼 있다. 공정거래법 개정안에는 담합사건에 대해 시민단체 등도 공정거래법 고발 주체가 되는 것은 물론이고 검찰이 직권으로 기소할 수 있는 ‘전속고발권 폐지’, ‘일감 몰아주기’ 규제가 적용되는 총수 일가의 지분 보유 비율을 현행 30%에서 20%로 낮추는 내용 등이 담겼다. 또 금융그룹감독법 제정안에는 자산 총액 5조원 이상 대기업 계열 금융사들에 대해서는 특별한 건전성 심사를 통해 더욱 엄격한 감독을 하는 내용이 포 함되어 있다.

이를 종합해 보면 대기업의 총수들이 한 자리수의 지분을 가지고 계열사 등의 지분을 활용해 그룹을 지배하는 것을 법으로 막겠다는 취지인 것이다. 중국 공산당이 최근 알리바바의 마윈 회장을 경영에서 물러나게 한 것을 보고 정치권에서 이를 모델로 한 것은 아닌지 궁금해진다. 다만, 중국 공산당은 정치권력을 이용하고, 대한민국은 법률을 이용한다는 차이만 있을 뿐이다.

미국 정치권이 1.35%를 가지고 여전히 마이크로소프트사를 지배하는 빌게이츠나 15% 정도의 지분으로 60% 정도의 의결권을 행사하는 페이스 북의 마크 저커버그의 경영권을 정치적 힘이나 법률로 박탈하려 하지 않는 것과 매우 대조적인 현상인 것이다.

결국, 우리 정치권은 대한민국의 경제체제를 자유민주주의 국가의 대표격인 미국이 아니라 사회주의 국가의 대표격인 중국을 경제모델로 정하고 있는 것임이 분명해 졌다.

이는 대한민국 경제의 미래를 생각해 볼 때 매우 위험스러운 일이다. 총수를 몰아낸 그 자리를 정치권력자가 대체할 것이기 때문이다. 한때 대한민국 경제성장의 주역이었던 국내 대기업중 일부의 경영권을 정치권이 장악한 후 글로벌 시장에서 점차 경쟁력을 잃어가고 있는 것을 보더라도 잘 알 수 있다.

대한민국은 분배를 최고의 이념적 가치로 삼기에는 국가경쟁력상 시기상조임이 분명하다. 설령, 세계 최고의 국가경쟁력을 가진 대한민국이라 할지라도 성장보다는 분배를 우선시하는 한 제2의 베네수엘라가 될 수 있다.

지금부터라도 정치권은 경제민주화를 위해 공정경제라는 미명을 가지고 국민들을 현혹시키는 정치적 사기행위를 중단해야 할 것이다. 한 때 1인당 국민소득이 세계 4위였던 베네수엘라가 민간기업의 경영권을 정치권력이 장악하면서 국민들의 지지를 얻기 위해 분배를 명분으로 내세우는 대국민 사기극을 벌였던 점을 상기할 필요가 있다.

부디 정치권이 자신들의 정치적 사익만을 생각하지 말고 대한민국의 공익을 위해 공정경제3법안을 처리하기를 강력히 촉구하는 바이다.

2020. 9. 21
바른사회시민회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