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들을 무시한 문대통령의 신년 기자회견

지난 14일 문재인 대통령이 청와대 영빈관에서 90분 동안 내외신기자 2백 명이 참석한 가운데 기자회견을 한 바 있다. 기자회견의 내용은 남북 관계 개선 방안과 검찰 인사 논란, 한일 관계, 부동산 정책, 경제전망 등이었다. 이에 대해 국민들이 알고 싶어 하는 국정운영방안을 제시하기 보다는 제왕적 대통령의 자기 합리화 내지는 변명으로 일관했다는 평가들이 일반적이다.

검찰인사논란과 관련해서는 조국 전 장관이나 청와대 수사와 관련해 검찰이 초법적인 권력이나 권한을 행사하고 있어서 검찰개혁이 필요하며, 공수처설치법제정, 검･경수사조정이 그 일환이었음을 해명하는데 중점을 두었던 것으로 이해된다. 특히, 조 전 장관에 대해서는 대통령으로서 크게 마음의 빚을 진만큼 그를 둘러싼 갈등이 종료되기를 희망한다는 발언을 함으로써 검찰수사에 대한 개입 내지는 방향설정까지 하는 모습도 보였다. 이는 행정부 수반이 헌법의 기본 이념인 삼권분립 원칙도 무시하는 반 헌법적인 기자회견이었다는 것을 의미한다.

우리 헌법이 3권 분립을 기본이념으로 정한 이유는 국가권력이 특정인이나 기관에 집중되는 경우 국민의 자유와 권리가 보장될 수 없기 때문이다. 이번 문 대통령의 발언으로 인해 대한민국이 독재국가로 회귀하는 것은 아닌가 우려가 증가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이런 점에서 문 대통령은 우리 헌법 제66조 제2항에서 규정하고 있는 대통령의 헌법수호 책무를 위반한 기자회견이었다는 비판이 가능하다고 본다.

남북관계 개선과 관련해서는 "남북관계에 있어 최대한의 협력 관계를 넓혀간다면 북미대화를 촉진시킬 뿐 아니라, 북한에 대한 제재 일부 면제나 예외조치를 인정하는 것에 대한 국제적인 지지를 넓힐 수 있는 길이 될 것"이라고 언급함으로써 여전히 퍼주기식 남북협력관계가 올해도 여전히 유지될 것임을 천명했다. 지난 10일 문 대통령의 미북관계 중재자 역할과 관련한 발언에 대해 북한이 ‘남조선의 주제넘은 설레발’, ‘본전도 못 챙기는 바보신세’ 등의 용어를 사용하면서 대통령과 청와대에 악담을 퍼부었어도 여전히 남북협력만 언급한 것은 분명 대한민국 국민들의 자존심을 전혀 고려하지 않은 문 대통령의 일방적 발언으로 이해된다.

또한 한일관계와 관련해서도 "수출규제나 지소미아(GSOMIA·한일 군사정보보호협정) 등 보다 쉽게 해결 할 수 있는 문제들을 해결한다면 양국 간 신뢰 회복에 큰 도움이 될 거라 판단 한다"고 언급한 것은 마치 대일관계에서 여전히 대한민국이 갑의 위치에 있는 듯한 발언으로 이해된다. 이 또한 대일 무역에 의존하고 있는 국내 민간기업들의 입장은 전혀 고려하지 않은 무책임한 대통령의 발언이었던 것으로 이해된다.

부동산 정책과 관련해서도 "부동산 투기를 잡고 가격을 안정시키겠다는 정부의 의지는 확고하다. 정부는 지금의 대책이 뭔가 조금 시효를 다했다고 판단되면 또 보다 강력한 대책을 끝없이 내놓을 것이다"라고 언급하면서 부동산만큼은 확실히 잡겠다는 의지를 재천명했다. 그러나 문재인 정부 출범 이후 서울 아파트가격만 500 조원 이상 올랐다는 분석들이 있는 점을 고려해 볼 때 구체적인 방안 제시없이 확실히 가격만 잡겠다는 의지만 표명한 것은 국민들을 투명인간 취급한 무성의한 발언이었음은 분명하다.

경제 전망과 관련해서도 "경제 지표는 늘 긍정적 지표와 부정 지표가 혼재한다"며 "분명한 것은 부정 지표는 점점 적어지고 긍정 지표는 점점 늘어나고 있다는 것이다. 우리 경제가 좋아지고 있다는 전망도 국내외적으로 일치한다"고 언급했다. 이는 아무리 각종 경제지표가 급락하더라도 문대통령이 잘되고 있다고 말하면 국민들 모두 이를 믿을 것이라는 확신에 찬 발언인 것으로 이해된다. 결론적으로 이번 문대통령의 신년기자회견은 국민들을 과소평가 내지는 무시하는 기자회견이었음이 분명하다.

이처럼 국민들을 무시하는 기자회견 등을 지속적으로 하는 경우 국민들의 분노가 증가할 것임은 분명하다. 문 대통령은 이러한 현실을 직시하고 더 이상 국민들을 기만하는 발언들을 삼가해야 할 것이다. 오히려 신년을 맞이하여 국민들이 공감할 수 있고 동의할 수 있는 구체적인 국정운영방안을 새로이 제시하여 국민들이 안심하고 정부를 신뢰할 수 있도록 환골탈퇴하는 모습을 문재인 대통령은 보여줘야 할 것이다.

2020. 1. 15
바른사회시민회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