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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반미감정을 부추기는 자리가 되서는 안된다 -
훈련 중이던 미군 궤도차량에 여중생 2명이 치어 숨진 비극적인 사고가 일어난지 내일로 1주기가 된다. 시민회의는 무엇보다도 먼저 심효순, 심미선 양의 죽음을 다시 한번 진심으로 애도하며 유가족들에게 심심한 위로의 말씀을 드리는 바이다.
이 사건이 발생한 후 지난 1년 동안 한·미 양국관계는 사건당시에 상상하지 못했을 정로 커다란 변화를 겪었다. 사고를 낸 미군 병사 2명에 대한 무죄평결로 촉발된 국내 여론의 악화는 이른바‘촛불시위’를 통해서 미국에 대한 한국민의 유감을 표출하였으며, 미국과의 수평적 관계를 주장하는 후보가 대선에서 승리하는데 일조를 하기도 했다.
사실 6.25전쟁 후 안보와 경제를 미국에 크게 의존했던 시대에 마련된 SOFA 협정은 한국의 상대적인 국력성장에 따른 변화에 걸맞게 수정, 보완되지 못한 면이 있다. 여중생 사망사건에 의한 촛불시위는 한·미동맹이 중요함에도 불구하고 불평등한 기존의 한·미 관계에 대한 질적 변화가 필요하다는 공감대를 한국민에게 확산시키는 계기를 마련했다는 점에서 긍정적으로 평가된다.
그러나 다른 한편에서 두 여중생에 대한 추모와 한·미관계의 질적 변화를 바라는 국민의 순수한 뜻을 주한미군의 철수를 포함한 반미감정의 부추기는 데 활용하려는 세력이 이를 이용하여 순수한 뜻으로 시작된 촛불시위가 부정적으로도 비춰지는 것이 안쓰럽다.
특히 북핵문제로 인해 그 어느 때 보다도 미국과의 굳건한 협력관계가 절실했던 시기에 반미 감정을 부추겨 추모열기를 오도함으로서 역으로 미국 내에서 반한 감정이 발생하는 등 한·미간의 전통적인 우호와 신뢰관계가 훼손되는 결과를 초래하였다. 다행이 지난 5월 개최된 한·미 정상회담과 이어진 SOFA(주둔군 지위협정) 운영개선 합의 등으로 이러한 문제들을 극복하기 위한 양국간의 노력이 시작된 것은 매우 바람직스럽다.
신효순, 심미선 양의 1주기를 맞는 내일 희생자를 추모하기 위한 촛불시위가 개최될 예정인 바, 이번 행사로 인해 지난 5월 대통령의 미국방문이 저자세 외교였다는 비난마저 받으며 겨우 회복 조짐을 보이고 있는 한·미 관계가 다시 악영향을 받아서는 절대로 안 될 것이다.이에 시민회의는 내일 개최되는 한국측 추모행사가 반미감정을 다시 부추겨서 이를 확산시키는 자리가 되서는 결코 국익에 도움이 안 된다는 점을 다시 한번 강조한다.
끝으로 숨진 두 여중생이나 유가족도 추모행사가 더 이상 반미를 조장하는 자리가 되는 것을 원하지 않을 것이며, 유가족 부모도 모일간지와 인터뷰에서 이 같은 심경을 밝힌 바 있다. 유가족을 포함한 대다수의 국민들이 내일의 집회가 반미가 아니라 순수한 마음으로 두 여중생의 죽음을 진심으로 애도하고 추모하는 경건한 자리가 되기를 바라고 있음을 이번 행사의 주최측이나 동행사에 참여하는 사람들이 각별히 유념해 주기를 기대한다.
바른사회를 위한 시민회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