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52시간 근로, 일률적용해서는 안 된다.

문재인 정부는 출범 이후 근로자들의 저녁 있는 삶을 보장한다는 취지로 모든 사업장에 대해 일률적으로 근로시간을 주52시간으로 제한한 바 있다. 물론, 주 52시간 근로로 사업장의 생존이 가능한 대기업 근로자들의 경우에는 실질적으로는 모르겠지만 외형상으로는 저녁이 있는 삶을 보장받았을 것으로 예상된다.

그러나 올해 7월부터 300인 이하의 사업장에 대해서도 주 52시간 근로시간이 제한되면서 사업장은 물론이고 근로자들 역시 불만들을 제기하기 시작했다. 결론적으로 근로자들의 저녁 있는 삶을 위한 문재인 정부의 노동정책은 근로소득이 높은 대기업 근로자들만을 위한 편파적 정책이 되고 말았던 것이다. 즉, 정부의 노동정책 실패인 것이다.

이와 관련해 지난 25일 대통령 직속 4차산업혁명위원회도 주52시간제 일률적용에 대한 문제점을 제기하면서 이에 대한 개선방안 제시를 요구했다. 특히, 4차산업혁명시대를 맞이하여 시간과 장소에 대한 구분 없이 성과위주로 임금을 책정하고 있는 선진 각국의 사례를 보건대, 근무 장소와 시간을 중심으로 근로조건과 임금을 정하는 문재인 정부의 노동정책은 분명 대한민국의 산업경쟁력을 약화시키는 나쁜 정책임은 분명하다. 4차산업혁명위원회도 “실리콘밸리에서 출퇴근을 확인하는 회사는 없다”는 말로 이러한 현실을 강조한 것으로 이해된다.

문제는 문재인 정부의 기업관이다. 문 정부는 출범 후부터 근로자를 위한 정부임을 자처해 온 것으로 보여졌다. 어디에도 경영자, 기업가, 사업장의 입장에서 경제정책의 타당성을 언급한 발언이 존재하지 않았다. 오직 근로자들만을 위한 발언만 이어졌다. 특이한 것은 최근 들어 문재인 대통령이 공식석상에서 주52시간제의 문제점을 언급하면서 이에 대한 유예내지는 제외의 적용범위를 확대하여야 한다는 언급을 하고 있다는 점이다. 추정컨대, 300인 이하의 사업장 내지는 300인 이상 사업장이지만 그 적용의 유예를 인정받았던 21개 업종의 근로자들이 강력히 반발하면서 이러한 발언을 한 것으로 이해된다. 즉, 아직도 문재인 대통령의 머릿속에는 사업장, 경영자, 투자자, 기업 등은 존재하지 않고 오로지 근로자만 존재하는 것처럼 여겨진다.


그러나 이미 4차산업혁명시대를 맞이하여 글로벌 마켓에서의 노동시장은 급변하고 있으며, 심지어는 플랫폼 노동자가 등장하는 등 고용형태가 다양해지고 있다. 특히, 근로시간보다는 성과가 노동시장에서의 핵심가치로 떠오르고 있다. 이는 현재 문재인 정부가 추진해온 주52시간 근로제한 정책은 시간이 가면 갈수록 국가경제는 물론이고 사업장, 사업주, 근로자, 투자자 모두를 힘들게 하는 결과를 초래할 가능성이 높아져 간다는 것을 의미한다.


따라서 지금부터라도 기업관을 바꿔서 산업이 성장해야 근로자도 존재할 수 있다는 인식하에 서둘러 주52시간 근로시간 제한 정책에 대한 전면적인 수정 내지는 보완책을 제시해야 할 것이다. 지난 25일 4차산업혁명위원회는 산업혁신을 위한 6대 전략분야로 바이오헬스, 제조, 금융, 스마트도시, 모빌리티·물류, 농수산식품을 예시했다고 한다. 그리고 이들 산업에서 ‘지능화 혁신’이 촉진될 수 있도록 규제를 선진화하고 조력자로서의 정부 역할을 강화할 것을 권고했다고 한다. 즉, 최소한 이 산업분야에서는 시간과 장소가 아닌 성과위주로 근로계약이 체결되고 준수되어야 할 필요성을 강조한 것이다.


지금부터라도 당장 문재인 정부는 민주노총 등 노동단체들이 주장하는 주52시간 근로시간 제한에 매몰되지 말고 새로운 4차산업혁명시대에 걸맞는 근로시간 적용에 관한 법개정을 단행해야 할 것이다.

2019. 10. 28
바른사회시민회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