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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불필요한 이념적 혼란과 남남갈등 초래 우려 -
노무현 대통령이 일본 방문 마지막 날인 지난 9일 일본 중의원 의장 주최 간담회에서 일본 공산당 시이 가즈오 위원장에게‘한국은 현재 공산당활동을 인정하고 있지 않으나 민주 국가로서는 문제이다’,‘내가 일본 공산당을 받아들이는 최초의 한국 대통령이 될 것 같다’라고 말했다는 일본 산게이 신문의 보도로 파장이 일고 있다.
이와 관련하여 윤태영 청와대 대변인은 산게이 신문보도의 표현을 정정하면서 대통령은“나는 한국에서도 공산당 활동이 허용될 때라야 비로서 완전한 민주주의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라면서 일본 공산당 인사들의 한국 방문시 환영하겠다는 뜻을 밝혔으며, 대통령이 언급한 공산당은 서구나 일본처럼 제도권 내로 들어오는 합법적 테두리 내에서의 공산당을 의미한 것으로 일본 공산당 지도부를 두고 얘기한 덕담 수준이라고 설명하였다.
아울러 윤대변인은 이번 대통령의 발언은 시이 위원장이 면담 인사말에서‘평화 번영정책에 대한 한국의 입장을 잘 들었으며, 한국과 우리당의 교류가 증진되기를 기대한다’,‘동북아 전체의 평화안정 에 대해 몇 번이나 반복한 게 인상 깊었고 대통령의 성공을 기원한다’고 말한 데에 답한 것이며, 대통령은 ‘시이 위원장이 한국을 방문하면 환영할 것이며, 피하거나 거부하지 않을 것’이라고 했고, 시이 위원장은 ‘그런 기회가 오길 기대하며 한국을 방문하고자 한다’고 말했다고 밝혔다.
1922년 발족한 일본 공산당은 구소련이나 북한과는 달리 사유재산을 인정하며, 일본의 침략전쟁을 반대하고 자유와 민주주의를 우선적인 기본이념으로 삼고 있는 합법적인 진보정당으로 북한과는 지난 83년 아웅산 테러 사건을 계기로 단절한 상태이다. 당 강령에서 공산주의 혁명과 미국제국주의 등의 표현을 삭제할 움직임을 보이는가 하면, 有事法制반대 서명운동 등을 주도하고 정치인 망언 규탄에도 앞장서고 있다.
그러나 시민회의는 일본 공산당의 성향이 북한과는 약간 다르다고 할지라도 대통령의 일본 공산당과 관련된 발언은 한국이 북한과 대화채널은 유지하고 있지만 군사적으로 아직도 엄연히 휴전 상태하에서 무력대치를 하고 있으며, 최근 북핵문제로 한반도 안정과 평화에 대한 위협이 고조되고 있는 현상황에서 좀 더 신중했어야 했다는 점을 지적하고자 한다.
왜냐하면 한국 국민의 정서상 공산당과 같은 미묘한 사안에 대한 대통령의 발언이 한국 내에서 불필요하게 이념적 혼란과 남남 갈등을 다시 자극할 수 있기 때문이다. 64명이 가입한‘바른 통일과 튼튼한 안보를 생각하는 국회의원 모임’이 대통령의 정체성과 현 정부의 이념 문제를 우려하는 성명을 발표한 것은 하나의 예가 될 수 있다.
또한 이처럼 민감한 사안에 대해서 국가 최고 통치권자인 대통령이 대외적으로 의견을 개진하기에 앞서 한국의 헌정 질서와 관련법에 대한 종합적인 검토가 선행되었어야 했다. 대통령의 발언은 개인의 사적인 의견과는 달리 미치는 파장이 지대하므로 신중에 신중을 거듭했어야 했었다. 사회적 혼란이 계속되는 와중에서 불필요한 이념적 혼란과 남남갈등이 초래되었음을 시민회의는 유감으로 생각한다.
바른사회를 위한 시민회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