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탈적 상속세 개편이 시급하다.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의 갑작스런 타계로 한진그룹의 경영권 승계에 초미의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우리나라는 상속세율이 가장 높은 나라에 속한다. 경영권 상속에 대한 추가세율 30%를 감안하면 상속세율은 최대 65%까지 올라간다.

상속세의 정언적(定言的) 명분은 ‘부의 세습’ 차단이다. 부모 잘 만난 이유만으로 앞서 가는 것이 옳으냐는 것이다. 상속세는 상속이라는 악(惡)을 응징하는 ‘도덕적 선’으로 등치(等値)되었으며 그렇게 상속세는 성역화 되었다.

상속세를 달리 보면 가장 잔인한 사망세(death tax)이자 사망벌칙금(death penalty)이기도 하다. 조세측면에서 볼 때 상속세는 ‘2중 과세’이다. 부를 축적하는 과정에서 이미 소득세 등 각종 세금을 납부했기 때문이다.

상속세는 기업이 아닌 주주에게 부과된다. 최고 65%에 이르는 현행 상속세제 대로라면 국가가 ‘상속인’이 된다. 손 하나 안대고 기업을 국유화 시키는 것이 바로 상속세인 것이다. 소비자와 투자자의 선택을 받은 기업은 ‘경영권 승계’를 통해 ‘계속기업’으로 발전할 수 있어야 한다. 높은 상속세율을 부과해 ‘성공한 기업’의 경영권 승계를 사실상 금지하는 것은 경제효율을 낮추고 부를 파괴하는 국가의 ‘제도적 폭력’이다. 상속세를 폐지 내지 완화하고 유예하는 것이 세계적인 추세이기도 하다.

상속세를 폐지하기 어렵다면 최소한 유연하게 제도를 운영해야 한다. 부동산, 주식 등을 상속받더라도 이를 현금화하지 않고 생산과정에 다시 투입하는 경우, 상속세 부과는 마땅히 이연되어야 한다. 상속과세의 자본이득과세로의 전환도 상속세 완화의 대안이 될 수 있다.

2019. 4. 14
바른사회시민회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