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리혐의로 고발당한 금감원장, 사퇴가 답이다

2일 취임한 김기식 금융감독원장의 국회의원 시절 부절적한 처신이 연일 논란이 되고 있다. 19대 국회 정무위원회 위원 및 간사로 일하면서 피감기관의 지원으로 인턴직원과 외유성 해외출장을 다녀온 것도 부적절했지만 해명과정에서 솔직하지 못한 점 등은 논란을 증폭시키고 있다. 김기식 원장의 과거 행적에 대해 곳곳에서 밝혀지는 새로운 내용과 제보로 급기야 김기식 원장은 야당 및 시민단체로부터 직권남용, 정치자금법 위반, 뇌물죄, 공직자윤리법 위반 등등의 혐의로 고발당했다. 정부 및 국회는 앞으로 예정된 남북, 미북 정상회담, 경제, 환경 문제 등 처리해야 할 중차대한 과제가 산적해 있지만 김기식 원장의 거취를 두고 극심한 대립과 논쟁을 일삼고 있다.

김기식 원장은 현재까지 제기된 의혹과 일부 확인된 사실만으로도 거취를 심각히 고민해야한다. 우선, 김기식 원장은 국회의원 시절 정무위원회 활동을 하면서 이른바 ‘김영란법’ 제정에 앞장섰다. ‘김영란법’의 핵심은 그간 뇌물의 직무관련성을 입증하기 어려워 처벌하지 못했던 공직사회의 부패 관행을 없애고자 한 것으로 공직자의 뇌물은 직무관련성 여부와 무관하게 처벌대상이 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그러나 김기식 원장은 한편으로는 ‘김영란법 제정’에 앞장섰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KIEP 지원에서 볼 수 있듯이 “실패한 로비”로 김영란법에 상반되는 행위를 한 셈이다. 또한 김기식 원장이 국회의원 시절 본인이 관리 감독해야 할 산하기관의 지원을 받아 외유성 해외출장을 한 것도 김영란법의 ‘이해충돌’에 해당한다. 이러한 이율배반적 행위를 하고도 막상 본인은 산하기관에 엄중한 잣대를 들이댔다.

청와대는 김기식 원장의 과거 부적절한 일련의 행위들에 대해 인사검증 시스템을 제대로 작동시켜 사전에 걸러냈어야 했다. 그러나 청와대는 국민눈높이와 동떨어진 해명으로 무리하게 김기식 감싸기에 열중하고 있다. 정무위 경력을 내세워 금감원장에 임명했지만, 정무위 시절의 부적절한 처신으로 직무수행이 어려운 상황이다. 또한 청와대가 김기식 원장의 인사검증을 임명 전에 철저히 했어야 함에도 불구하고 임명 이후에 그것도 언론 및 야당 등 제3의 기관에서 인사검증이 이루어지게 하여 앞뒤가 바뀐 상황을 연출한 것은 직무유기에 해당한다. 김기식 원장은 자신의 과거 행적으로 보아 금융감독원장으로서 향후 산하 기관을 엄격하게 관리하고 지도할 수 있는 고위공직자로서의 권위를 이미 상실했다. 본인 스스로의 용단을 촉구한다.

2018. 4. 11
바른사회시민회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