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핵화 없는 남북정상회담 의미 없다

남한과 북한이 4월 말 판문점 평화의 집에서 제3차 남북정상회담을 개최하기로 합의했다고 한다. 특사단으로 북한을 방문했던 정의용 국가안보실장은 방북 결과 발표를 통해 남북정상회담 외에도 남북 정상 간 핫라인(Hot line)을 설치하기로 했으며, 북측이 한반도 비핵화 의지를 분명히 했다고 밝혔다. 또한 북한은 북한에 대한 군사적 위협이 해소되고 체제 안전이 보장된다면 핵을 보유할 이유가 없다는 점을 명백히 밝혔으며, 비핵화 문제 협의 및 북미관계 정상화를 위해 미국과 허심탄회한 대화를 할 용의를 표명했다고 한다. 기타 북한은 대화가 지속되는 동안 추가 핵실험 및 탄도미사일 시험발사 등 전략 도발을 재개하는 일이 없을 것임을 명확히 했으며, 남측 태권도시범단과 예술단을 평양으로 초청했다고 한다.

특사단의 방북 결과 발표는 과거 북한의 태도에 비쳐 보아 새로울 것이 거의 없으며, 충분히 예상된 내용이다. 북한이 비핵화 의지를 분명히 했다고 하지만 이러한 의지를 검증하고 확신할 만한 근거는 부족하다. 북핵 해결을 위한 6자회담이 1년간 공전하던 2005년 당시 정동영 장관은 특사로 파견되어 김정일을 만나 대북송전 등을 제안했고 그 결과 북한은 6자회담 회담에 복귀했다. 이후 북핵 문제의 해결을 위한 로드맵을 담은 ‘9·19 공동성명’을 채택했지만 1년 후인 2006년 북한은 제1차 핵실험으로 답했다. 심지어 특사단이 방북 중인 6일 북한 노동신문은 “핵 무력은 피로 얼룩진 미국의 극악한 핵 범죄 역사를 끝장내고 불구대천의 핵 악마를 행성에서 영영 쓸어버리기 위한 정의의 보검”이라고 주장했다. 이는 북한 스스로 내세운 핵 개발에 대한 구실이며, 수년 동안 주장했던 내용이자 비핵화에 대한 북한의 전제조건이다. 이렇듯 핵 개발에 대해 자기모순적 논리로 일관해온 북한에 비핵화의 담보 장치 없이 남북정상회담을 개최하는 것은 무의미하다. 또한 비핵화 없는 남북정상회담은 북한이 초래한 체제위기를 완화해 주는 결과만 가져올 것이다.

2018. 3. 7
바른사회시민회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