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자리 진입을 막는 고질병부터 찾아 해결해야 한다.

고용노동부 고용노동행정개혁위원회가 15개 조사 과제를 선정하고 조사에 착수한다고 밝혔다. 이 개혁위의 역할은 고용노동행정의 불합리한 제도·관행을 개선하는 것이다. 그런데, 그 과제들을 들여다보면 박근혜 정부의 노동정책 중 ‘노동계에 불합리한’ 것들을 기준으로 삼은 듯하다. 개혁위 구성 자체가 친노동계 인사로 구성돼 형평성을 잃었다는 지적은 이미 발족할 때부터 제기되었다.

이번 조사 과제에 포함된 2대 지침은 노사정이 장기간 대화와 타협을 통해 충분히 논의했던 사안이다. 일반해고와 취업규칙의 변경요건 완화는 직무능력과 성과 중심의 임금체계로 개편해 고용시장을 유연화시키자는 취지이다. 이는 세계 노동시장의 거센 흐름으로서, 주요 국가에서 노동개혁은 좌우 이념에 상관없이 누가 집권하든 국정 제 1과제로 추진되었다. 우리나라도 경직된 노동시장 고착화 문제뿐 아니라 정년연장법 시행으로 임금피크제 도입 등 임금체계 개편의 필요성은 사회적 공감대를 이루고 있다.

개혁위는 전교조의 법외노조 처분을 노조 탄압으로 보고 이를 조사하겠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전교조는 현직 교사만 가입을 허용한 교원노조법 2조를 무시하고, 수차례 정부 시정명령을 거부하며 ‘불법 버티기’를 고수했었다. 즉, 해직교사를 조합원으로 받아들이지 않으면 법적 지위를 유지할 수 있었으니, 전교조 스스로가 합법적 지위를 걷어차고 법외노조의 길을 선택한 거나 마찬가지다. 법원은 1,2심에서 정부의 시정명령이 정당하다고 판결했으며, 헌법재판소도 교원노조법상 해고자의 조합원 불인정을 합헌이라 이미 결정내린 바 있다. 전교조의 법외노조화가 정치적 탄압이라 한다면 우리 법원과 헌법재판소가 정치적 입김에 휘둘린다는 주장과 다를 바 없다.

한편 고용노동 현장에서의 진짜 고질병은 개혁위 조사 과제에 빠져있다. 일명 고용세습을 포함한 단체협약의 문제와 노조의 취업장사 적폐이다. 지난 정부에서 고용노동부는 단협의 위법·탈법 사항들을 발표하며 불합리한 내용들을 개선하겠다고 했으나 흐지부지되고 말았다. 근로자의 권익 보호에 앞장서야 할 노조가 구직자로부터 뒷돈을 받거나 이권에 개입한 사건도 연이어 터져나왔다. 오늘도 취업전선에서 한숨짓는 청년구직자의 눈엔 이런 문제야말로 불합리하고 시급히 개선되어야 할 사안이다. 정부는 ‘노동계에 불합리한’ 것이 아니라 ‘일자리의 진입을 불합리’하게 하는 요소부터 찾아 해결해야 한다.

2018. 1. 9
바른사회시민회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