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행정혁신위에 바란다.

지난 20일 금융위원회 자문기구인 금융행정혁신위원회가 금융당국에 산하 금융공공기관에 노동이사제를 도입하라고 권고하는 등 기업지배구조중심의 개선방안을 제시했다.
이미 기업지배구조 문제는 1990년대 주류를 이뤘던 이슈였던 점을 감안해 보면 20년이 지난 현 시점에서 새삼스럽게 금융기관의 지배구조문제를 우리나라 금융혁신 방안으로 제시한 것은 적절하지 못한 개선안 인 것으로 이해된다.
물론, 금융혁신위가 금융기관의 지배구조를 문제삼은 것은 현재 금융회사들이 이로 인한 부작용이 많은 점을 고려했던 것으로 이해된다.
다만, 아쉬운 점은 현 금융지배구조의 본질보다는 현상에 치우친 개선안 제시에 그쳤다는 점이다. 이미 널리 알려진 바대로 금융회사, 특히 금융지주회사를 중심으로 한 이사회 구성과 CEO 선임에 대한 본질적인 문제는 금융위원장과 금융감독원장도 인정한 바대로 은행에 주인이 없다는 것이다.
그 동안 우리나라의 시중 은행은 여수신을 전문으로 하는 상업은행 (Commercial Bank) 역할만을 담당했었다. 그러나 인터넷전문은행의 출범과 함께 현재의 시중은행들은 투자전문은행 (Investment Bank)으로의 전환을 서두르지 않으면 생존 자체가 어려워 질 수 있는 상황에 직면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그러나 금융혁신위도 지적한 바와 같이 최근 금융지주회사의 CEO연임을 두고 금융당국과 노조가 비판을 가하면서 자진퇴진을 요구하는 상황에서 은행을 상업은행에서 투자전문은행으로 전환하기 위한 혁신을 감행할 CEO를 기대하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다.
더욱이, 이번 금융혁신위가 권고한 대로 금융공공기관에 노동이사제를 도입하는 경우 투자전문은행으로서의 전환은 더욱 어려워 질 수 있다.
금융혁신위는 자문기구인 점을 감안해 보면 앞으로도 지속적으로 금융혁신안을 제시할 것으로 예상되는데, 앞으로는 보다 본질적인 문제, 즉 은행의 주인 찾아주기에 필요한 혁신안을 제시할 수 있기를 기대해 본다.
우선, 인터넷전문은행의 주인 찾아주기를 위해 필요한 구체적인 방안을 시급히 제시하여야 할 것이다.
다음으로는 상업은행이 투자은행으로 전환 시 이를 주도할 경영주체가 탄생할 수 있는 지배구조개선 안을 시급히 제시하여야 할 것이다.
마지막으로, 금융기관의 공공성을 지나치게 강조하는 현행 법제도를 개선하여 시장중심의 금융산업이 태동하여 국가경쟁력을 제고할 수 있도록 관치금융 탈피방안을 제시하여야 할 것이다.

2017. 12. 21
바른사회시민회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