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저임금 제도 개선, 지금 매듭짓지 않으면 후폭풍 감당 못한다.

어제 최저임금위원회가 개최한 토론회에서 전문가TF는 최저임금 산입범위 개선 방안을 내놓았다. 상여금 등을 최저임금 범위에 포함시키는 방안, 한달 내 지급된 모든 임금을 최저임금에 포함하되 숙식비와 연장근로수당을 제외하는 방안, 모든 임금과 수당을 최저임금에 넣는 방안이다. 정부가 최저임금 제도 개선에 나선 것은 그만큼 최저임금의 역습과 경제사회적 파장이 만만치 않음을 인정했다고 볼 수 있다.

2018년도 정부 예산안에는 최저임금 임금에 따른 긴급대책으로 일자리안정자금 3조 원이 포함되었다. 심지어 1년 한시 운용에서 그치지 않고 2019년부터는 우회적 방식으로 지원될 가능성도 보인다. 국민혈세인 국고를 털어 민간기업의 임금을 보전하는 곳은 세계에서 유례가 없으며, 민간 노동시장을 왜곡시키는 잘못된 선례를 남기는 셈이다. 이런 식으로 최저임금 1만원까지 이어진다면 기업뿐만 아니라 국가 재정도 버텨낼 수 없다.

노동계는 여전히 최저임금 1만원, 현행 산입범위를 고집한다. 하지만 경비원과 청소원, 음식점 종업원 등 많은 근로취약층이 벌써 감원 한파로 거리로 내몰리고 있다. 이들은 노동계의 무리한 최저임금 요구 때마다 소리없이 일자리를 잃어왔다. 그리고 OECD 국가 상당수가 상여금과 숙식비를 최저임금에 포함시키고, 업종별.지역별로 최저임금 설정 수준을 달리하고 있다. 기본급과 고정수당만을 포함하는 현행 산입범위 기준에선 연봉 4천만 원 받는 근로자도 최저임금 혜택을 받게 된다. 과연 노동계가 노동약자를 대변하고 있는지, 중간소득 연봉자에게 최저임금을 보전해주는 현행 산입기준이 형평성에 맞는지 되묻고 싶다.

현 정부의 최대 현안이 일자리 정책이다. 그렇지만 임금체계와 최저임금 산입범위를 그대로 둔 채 최저임금 1만원 인상만을 외친다면, 민간시장의 일자리 증가는 불가능하다. 이미 시작된 최저임금 인상의 가속화는 정부 일자리 정책의 역행이다. 재정으로 급한 불 끄기가 아닌 근본적인 처방책이 필요하다. 정부는 당장 다음 달부터 적용될 최저임금 인상이 낳을 부작용을 최소화하기 위해, 이번 기회야말로 최저임금 제도 개선을 매듭지어야 한다.

2017. 12. 7
바른사회시민회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