끝내 들어선 ‘큰 정부’의 길: 위기의 잉태

끝내 문재인 정부는 ‘큰 정부의 길’로 들어섰다. ‘큰 정부의 길’은 지금은 나비의 미약한 ‘날개 짓’일 수 있다. 하지만 멀지 않은 장래에 큰 폭풍우를 가져올 수 있다. 큰 정부는 국가개입주의를 부르고 국가개입주의는 ‘시장의 활력’을 저하시키기 때문이다.

2018년 예산안이 12월 5일 자유한국당 불참 속에 국회를 통과해 법률적 지위를 얻었다. 예산안의 부수법안인 법인세와 소득세 인상안도 연이어 국회를 통과했다. 2018년 예산은 총 429조원으로 2017년 본예산 대비 7.1% 증가했다. 7.1%는 2017년 본예산 증가율 3.7%의 두 배이며, 2017년 경상성장률(실질성장률+인플레이션) 전망치 4.5%의 1.6배 이다. 보수적으로 세수는 전년도 경상성장률에 의해 결정된다고 보면 된다. 그렇다면 문재인 정부는 ‘적자재정’을 꾸리겠다는 의도를 노골화한 것이다. 2018년 이후에도 적자재정 기조를 유지하겠다고 한다. 이는 미래 자원을 현재로 끌어다 쓰겠다는 것으로 “내 임기까지 만의 정책행태”(only in my term, OIMT)가 아닐 수 없다. 정권이 국가일 수는 없다.

문재인 정부의 증세는 세계적 감세 추세에 역행하고 있다. 미국은 15~35%의 법인세율을 20% 단일세율로 통합해 인하하고 소득세도 과표 구간을 7단계에서 3단계로 단순화하고 최고세율을 39.6%에서 35%로 낮추겠다는 것이다. 우리나라는 정반대다. 부수법안이 통과됨에 따라 법인세의 과표 구간이 3단계에서 4단계로 확대되었으며, 3000억 초과 구간의 최고세율이 20%에서 25%로 인상됐다. 소득세도 과표 구간이 6단계에서 7단계로 확대되었으며 최고세율도 40%에서 42%로 인상됐다.

우리나라 GDP 대비 법인세수는 다른 선진국에 비해 결코 낮지 않다. 국내총생산(GDP) 대비 법인세 비중은 2015년 기준으로 OECD 국가 중 7위이다. ‘국회예산정책처’에 따르면 2007년부터 2016년 까지 OECD 회원국 35개국 중 21개국이 법인세율을 낮췄고, 7개국은 현상유지, 7개국은 법인세율을 높였다.

이번 증세로 법인세와 소득세 인상분은 각각 연 2조3천억원, 연 1조1000억 원으로 추산된다. 20조원에 달하는 2017년 세수초과분을 감안하면 그리 큰 세수 증가라고도 볼 수 없다. 바꿔 말하면 무리하게 ‘표적증세’를 할 필요는 없다고 봐야 한다. 더욱이 법인세 인상은 소득재분배에 기여할 여지가 크지 않다. 법인은 개인과 달리 부자법인과 가난한 법인이 있는 게 아니다. 큰 법인과 작은 법인이 있을 뿐이다. 법인세 인상은 주주, 근로자, 소비자 및 협력업체에 전가될 가능성이 높아 “법인세가 인상되지 않았으면 더 걷을 수 있었을 세수를 줄이는” 효과를 가지게 된다. 앞으로 남고 뒤로 밑지는 것이 법인세 인상이다.

내년 최저임금 인상(7530원)에 따른 소상공인 등의 부담을 지원하는 ‘일자리 안정 자금 2조9709억 원’이 정부안대로 확정했다. 최저임금 인상분의 일정부분을 국고에서 지원한다는 것은 “최저임금인상을 통한 소득주도성장‘이 소득순환 차원에서 자체적으로 완결되지 못함을 의미한다. 세계 어느 나라도 민간부문의 급여 일부를 국고에서 보조하는 나라는 없다. 그럼에도 “2019년 이후 일자리 안정 자금은 2018년 규모를 초과하지 않는 범위에서 편성한다”는 단서를 달아 정부의 최저임금 보조는 내년 한시적으로 끝나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 이는 결정적 패착이 아닐 수 없다.

법인세를 올리면서 일자리 창출과 기업하기 좋은 환경을 말하는 것은 모순이다. ‘20% 법인세’를 시행하는 나라와 ‘25%의 법인세’를 시행하는 나라를 제 3자가 ‘발로 투표’(voting by foot) 한다면 어느 나라에 둥지를 틀겠는가를 냉정하게 생각해야 한다.

복지는 사회적 배려이며, 복지가 청구 권력이 되서는 안 된다. 노인기초연금 인상 등은 복지과속을 부를 수 있다. 복지는 일단 도입되면 ‘속도방지턱’을 설치할 수 없다. 국가에의 의존이 타성화 될수록 국가예산은 팽창할 수밖에 없다. 마지막 1원이 개인의 주머니와 국고(國庫) 중 어디에 남아야 할 가를 고민해야 한다. 시장의 활력을 저하시키는 정책으로 일자리 문제를 해결할 수는 없다.

이에 바른사회시민회의는 시장의 활력을 저하시키는 법인세 인상안을 즉각 철회할 것을 강력히 촉구하는 바이다.

2017. 12. 6
바른사회시민회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