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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도체 신화를 이끌어 왔던 삼성전자가 5년간 70여억 원을 투자하여 경기도 화성 반도체 공장을 증설하고, 쌍용 자동차가 평택에 공장을 증설하려고 하지만, 정부가 수도권 집중억제와 지역 균형 발전을 이유로 선뜻 허가를 못하고 있다. 반도체 산업은 빠른 대규모 설비 투자로 경쟁력을 확보해야 하는 특성상, 지역균형발전을 강조하는 정부의 수도권 공장 신ㆍ증설 규제가 수출의 견인차 역할을 하는 반도체 산업의 국제적 경쟁력에 타격을 줄지도 모른다는 우려를 일으키고 있다. 특히, 경제 수도격인 푸둥의 중심부에 반도체 단지를 유치하는 등 정부의 적극적 지원을 받으면서 우리의 반도체 산업을 추격하고 있는 중국과는 달리 우리는 주무부서간의 정책의 혼선으로 우왕좌왕하고 있어 조속하고 적극적인 정부의 협조와 지원이 시급하다.
삼성전자는 대규모 설비 투자와 물적 인적 기반을 필요로 하는 반도체 산업의 특성을 고려하여 집적화를 최대화함으로써 성공을 일궈냈다. 반면, 일본의 반도체 산업들이 지진피해를 우려해 중앙연구소와 생산시설을 분산하여 경쟁력을 상실한 예는 연구개발, 생산, 지원시설이 한 군데에 집중돼 신속하게 의사 결정하는 운영체계가 반도체 산업에서 경쟁력의 원천이라는 것을 입증한다. 생산라인 분산으로 인한 효율성의 저하와 물류비용의 증대로 인한 경쟁력 상실을 고려할 때, 기흥, 수원, 화성을 삼각벨트로 묶고 기존 인프라와 연구시설을 함께 할 수 있는 화성은 매우 중요한 입지에 위치해 있다.
정부는 수도권 공장뿐만 아니라 지역산업 발전도 함께 고려해야 하는 국가균형발전을 국정 운영 핵심 과제로 선정하고 있어서 공장 증설 허용에 대해 고심 중이다. 정부는 수도권 집중억제 정책을 포기했다는 비난과 경제성에 입각한 투자원칙에 어긋난 정부의 정치논리에 따른 문제 해결이라는 양자택일에서 비난을 벗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또한, LG필립스 LCD 파주공장 설립 허가는 외자유치라는 이유로 이중 잣대를 댐으로써 국내 기업에 대한 역차별이라는 비판도 제기되고 있다. 어떠한 명목과 이유로든지 정부의 정치적 지역균형발전논리가 산업의 특수성과 개별기업의 전략을 무시하여 기업의 투자 의욕을 꺾고, 국가 경제 발전에 손실을 미쳐서는 안 된다.
지난 1.4분기 중 국내 기업들의 국내 투자가 0.9% 증가한 데 반해 대 중국 투자는 1백 50% 늘어났다는 보도는 정부의 시의적절하지 못한 정책의 혼선으로 인한 국내기업 및 투자유출의 심각성을 입증해 준다. 우리 정부는 외자유치에만 급급하여 역외차별을 시행해서는 안 되며, 경제적 효율성과 산업의 특수성을 무시한 채 정치적 논리에만 충실하고자 하는 실익 없는 정책에 연연해서는 안 된다. 우리는 분배 논리에 근거한 지역균형발전보다는 효율을 바탕으로 경기 활성화 및 경제 발전에 총력을 기울여야 하는 시점에 있다. 국가 주력 산업이 정부의 규제에 묶여 신속한 의사결정체계와 투자의 기회를 놓친다면 국가 경쟁력 상실이라는 큰 손실을 초래하게 될 것이다. 정부는 정책의 혼선을 조속히 처리하고, 국내기업의 사기를 진작시킬 수 있도록 경제부총리가 나서서 문제 해결을 위한 다각적이고, 심도 있는 노력과 기업하기 좋은 나라 건설을 위한 최선의 노력을 경주하기를 시민회의는 촉구한다.
바른사회를 위한 시민회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