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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야 할 말은 분명히 하고 챙길 것은 확실히 챙겨야 한다-
지난 6일부터 시작된 노무현 대통령의 일본 국빈방문과 관련하여‘과연 무엇을 얻었는지?’자문하고 싶다. 이번 대통령의 일본방문은 취임 후 미국에 이어 한반도 주변 4강에 대한 2번째 해외순방으로서 한·일 과거사, 북핵, 경협 등 당면한 주요 현안에 대해 일본과 폭넓은 의견을 교환할 수 있는 자리였으며, 일제를 경험하지 않은 광복 첫 세대 대통령의 일본에 대한 인식과 외교적 행보에 대해 커다란 국민적 관심을 끌었다.
그러나 시민회의는 우선 대통령의 일본 방문과 관련하여 일본천황과의 현충일 만찬, 집권 자민당 당수의 일제하에서의 한국인 창씨개명 관련발언, 논란이 된 有事法制를 참의원이 대통령의 일본 방문 1시간 전에 통과한 것 등은 아무리 그 이유를 설명한다 해도 대한민국 대통령의 국빈방문에 대한 일본측의 예우가 매우 부족했다는 점을 지적하지 않을 수 없다.
특히 방일 일정중에 가장 하이라이트라 할 일본 수상과의 정상회담의 핵심은 북핵 문제와 한·일 과거사 문제였다. 북핵문제에 대해서는 원칙론적으로 평화적·외교적 해결원칙을 재확인하였으나 북핵사태의 악화시 일본이 압력에 비중을 둔 반면 한국은 대화를 강조하여 입장 차이를 노출하였다. 이에 따라 북핵문제에 대해 한국은 미국과 일본과 함께 추후 이 부문에 관해서 입장을 계속 조율해야 하는 상황에 처하게 되었다.
아울러 유사법제에 대한 미온적인 대응과 함께 대통령이 과거사 문제에 대해서도 미래지향적 관계를 중시하여 과거를 털어내고 동북아 신질서를 구축, 미래로 나가자는 입장을 취함으로서 비록 중의원국회에서 일본의 솔직한 반성을 촉구하였다고 하나 국민감정을 제대로 전하지 못했다는 비난이 일고 있다. 이전에는 정상회담을 개최할 때마다 과거사에 대한 일본의 사죄표현 수위가 가장 중요한 핵심었던과는 너무나도 차이가 난다.
양국간 현안에 대해서도 한·일간 FTA 조기협상에 합의하고, 국교정상화 40주년을 맞는 2005년을 ‘Korera Japan Festa 2005'로 정해 양국간 문화, 학술 등 제반분야에서의 공동개최, 청소년 스포츠 교류확대 합의 등으로 조만간 드라마를 위시한 일본대중문화의 사실상 완전개방이 이루어질 것으로 관측된다. 반면에 60만명의 재일 한국인에 대한 지방참정권 보장은 집권자민당의 반대로 공동성명에 포함시키지 못했으며, 한국인에 대한 일본입국 비자 면제도 약간의 예외를 늘렸을 뿐 구체적인 일정을 명기하는데 실패하였고, 김포-하네다간 전세기도 조기 운항을 추진한다고만 명기하였다.
사실 정신대 할머니 문제를 위시하여 아직까지도 우리 국민의 마음에는 일본에 대한 앙금이 가시고 있지 않다. 비록 2002년 월드컵을 공동 개최했다고 하더라도 일본과의 스포츠 시합이 열리면 일본한테는 반드시 이겨야 한다는 국민정서가 이를 잘 반증하고 있다. 앞으로 우호관계를 돈독히 해야 할 세 나라를 꼽아달라는 질문에 일본이 첫째인 것 같다는 대통령의 대답에 얼마나 많은 국민이 여기에 동감하는지 의심스럽다.
시민회의는 이번 노 대통령의 일본방문 성과가 기대수준에 미치지 못한다고 평가한다. 일본은 이번 기회를 통해 얻고자 한 것을 상대적으로 많이 챙겼다고 여겨지는 반면에 한국이 얻은 것은 크게 내세울 것이 없다. 앞으로 노무현 대통령의 참여정부는 일본에 대한 확실한 역사 인식하에서‘해야 할 말은 분명히 하고 챙길 것은 확실히 챙기는’보다 성숙한 외교적 행보를 취해야만 한다.
바른사회를 위한 시민회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