졸속 탈원전 정책, 처음부터 다시 검토하라

문재인 정부의 탈원전 정책이 혼선을 거듭하고 있다. 정부는 신고리 원자력발전소 5·6호기 공사를 잠정 중단하고 일반시민으로 구성하는 배심원단을 통해 최종 결정하겠다고 발했다. 정부가 선정하는 중립적인 인사 10여명으로 공론화위원회를 구성해 결정하겠다는 것이다. 당초 에너지 전문가는 포함하지 않겠다고 했지만, 비판이 일자 입장을 바꿨다. 최대 3개월간 여론수렴을 거치겠다고 하지만 위원회 구성을 통한 결정은 정치적 면피를 위한 수단에 불과하다. 원자력 중심의 발전전략을 다른 에너지원으로 바꾸기 위해서는 다양한 부작용과 대안들이 중장기적으로 검토되어야 한다. 탈원전 국가로 손꼽히는 독일과 스위스는 공론화에만 각각 25년, 33년이 걸렸다.

이미 건설 중인 원전을 중단할 경우 매몰비용과 사회적 비용 등은 모두 국민들이 부담해야 한다. 신고리 5·6호기 건설 중단으로만 연간 최대 4조6,000억원의 발전비용이 든다는 추산도 있다. 탈원전이 현실화 될 경우 전력수급과 전기요금 인상 등도 종합적으로 검토되어야 한다. 하지만 정부의 반응은 ‘과도한 불안감을 조성하는 것은 오히려 다른 저의를 의심하지 않을 수 없다’는 것이다. 문 대통령은 고리1호기 퇴역식에서 일본 후쿠시마 원전사고의 피해자를 1,368명이라고 언급했다. 이는 사실관계가 잘못된 주장이다. 문재인 정부가 원전에 대한 선입견을 가지고 있는지 의문이 드는 이유다. 탈원전 정책은 단순히 환경만의 문제가 아니다. 지금이라도 국가 에너지 정책차원에서 충분한 공론화 과정을 다시 거칠 것을 촉구한다.

2017. 6. 29
바른사회시민회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