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차 생산까지 발목 잡는 단체협약, 노조의 기득권 내려놓아야 한다

생산 차질 위기에 놓였던 현대차의 신차 ‘코나’가 가까스로 생산에 들어갔다. 모듈과 생산 대수, 투입 인력 등에 있어 노사간 의견차이가 커, 출시에 진통을 겪어왔다. 그 배경에는 신차종 개발과 생산방식의 변경 시 노조와 합의토록 한 단체협약 때문이다. 그리고 단협내용에 배치전환이나 근무지 이동 등을 엄격히 제한하고 있어, 이번에 일부 공정을 외주화하는 결정이 노사갈등을 더 격화시켰다고 한다. 또 다른 쟁점은 시간당 생산량이었는데, 시간당 50대 생산을 요구한 회사측에 대해 노조는 23.7대로 낮추자며 협상을 거부하기도 했다.

비록 노사합의로 이번 갈등을 임시봉합 했지만, 과연 신차 개발이나 모듈의 변경마다 노조의 허락을 받아야하는지는 짚고 넘어갈 문제이다. 작업효율과 생산속도 향상, 부품 품질개선을 위해 필요하다면 회사는 일부 공정에 외주화를 적용해야 한다. 그런 경영판단과 효율화 제고 노력이 눈앞의 소비자에게 더 나은 제품을 공급하고, 멀리는 세계 자동차 판매시장 경쟁력에서 떠밀리지 않도록 하는 방법이다. 시간당 생산량도 차량 가격 등 소비자의 이익과 연결되는 문제이다. 더군다나 현대차는 해외 완성차 업계와 비교하면 근로자당 생산량이 매우 낮다. 그러니 세계는 점점 생산량 극대화에 치열해지는데 현대차 노조는 억대 연봉의 자리보존에만 급급하다는 비판이 제기될 수밖에 없다.

현대차 단체협약에서 노조의 밥그릇 이기주의는 여러 군데에서 발견된다. 하도급.용역 전환, 사업확장이나 공장이전, 해외공장 신설․차종 투입 사항 등은 노사 합의를 거치도록 하고 있다. 수요부족과 판매부진으로 국내 생산공장 축소 폐쇄하는 것도 노조 허락 하에 가능하다. 또한 신차종은 국내공장에 우선 투입하고, 판매부진을 이유로 공장폐쇄가 불가피할 경우 해외 공장을 우선 폐쇄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노조의 고용안정이 우선이고, 회사의 경영효율화 또는 소비자 후생은 뒷전인 셈이다.

해외 완성차 업계들이 판매실적 부진에 줄줄이 허리띠를 졸라 매고 있다. 반면 현재 진행 중인 국내 완성차 노조 임단협 요구사항을 들여다보면 고통분담은커녕 노조기득권 지키기 투쟁항목들 뿐이다. 이번 신차 생산과 관련해 현대차 노사가 합의한 내용을 비공개하기로 약속했다는데, 아마도 진행 중인 임금 및 단체협약과 무관해 보이지 않을 것이다. 글로벌 시장은 무인자동차 등 미래차 개발에 노사가 머리를 맞대고 있다. 우리나라는 아직도 노조편향적인 단체협약과 후진국 수준의 쟁의행위 문화에 멈춰있다. 4차산업혁명이라는 미래의 산업재편에 따른 안개 속 생존게임에서 살아남으려면, 먼저 노조권력화 수단인 단체협약의 체결 관행부터 바꾸어야 한다.

2017. 6. 20
바른사회시민회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