억지 통신비인하 정책으로 이동통신 인프라·서비스 시장 다 망가진다

어제(19일) 미래창조과학부의 국정기획자문위 업무보고가 있었다. 국정기획자문위는 그간 “가격인하 의지가 없다”, “진정성이 느껴지지 않는다”며 지난 3번의 미래부 업무보고를 미루거나 추가보고를 요구했다. 시장에 대한 깊은 이해없이 무작정 ‘가격이 비싸다’라는 전제로부터 정책을 설계하니 결국 4번째 업무보고도 ‘인위적 가격통제’ 정책이다. 미래부는 LTE최저요금제 개편협조와 선택약정 할인율 인상이라는 더 큰 관치(官治)형 정책을 들고 나왔다.

정부개입으로 통신 3사의 LTE최저요금제 내용이 바뀌면 전체 요금제가 흔들린다. 정부가 제시한 데이터제공량 1~2GB에 무제한 통화혜택은 현재 통신 3사가 4-5만원 대로 제공하고 있는 서비스다. 이를 반값 수준인 2만원 대로 맞추려면 통신사는 다른 부분의 비용을 줄이면서 살아남을 수밖에 없다. 다른 부분이 어디겠나. 앞으로의 통신인프라 투자가 부진해지고, 서비스 질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는 뜻이다. 통신시장 진입 자체를 결정하고, 요금인가제까지 유지하며 비슷한 서비스와 가격대를 낼 수밖에 없도록 만든 것은 정부 정책이었다. 온전하지 못한 시장을 만들어 놓고, 지금까지 시장경쟁으로 가격조정이 안됐으니 정부가 나서겠다는 것이다. 기업의 가격결정권한을 빼앗는 반시장적인 행위는 지양해야 한다. 통신시장에 대해선 정부보다 업계가 더 잘 안다. 정부는 시장상황을 파악하면서 업체의 공급서비스에 비해 가격책정이 적절한지, 부당한 이득취득이나 반시장적인 문제는 없는지 관리하는 것이 제 역할이다. 인수위 역할을 하며 전체적인 국정운영 토대를　쌓고 정책방향을 잡는 국정기획조사위가 업무보고 거부와 추가보고를 요청하며 내놓은 것이라니, 앞으로의 ICT인프라·서비스 강국이 옛말이 될까 걱정스럽다.

2017. 6. 20
바른사회시민회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