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계부채, 종합적인 대책이 필요하다

지난 12일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는 “경기회복세가 지속되는 등 경제 상황이 보다 뚜렷이 개선될 경우에는 통화정책 완화 정도 조정이 필요할 수 있으므로 이런 가능성 검토를 면밀히 해 나가야 할 것”이라며 금리인상여지를 내비쳤다. 이 총재가 공식선상에서 금리인상 가능성을 시사한 것은 처음이다. 미 연준의 금리인상이 가시화되고 있는 상황에서 한은이 현재 금리를 유지할 경우 미국보다 금리가 낮아지게 된다. 이 경우 한미간 금리역전으로 인해 외국인 자금이탈 가능성도 있는 만큼, 한은의 금리인상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문제는 금리인상의 직접적인 영향을 받는 가계부채다. 지난해 가계부채 총액은 1,334조원에 달한다. 가계부채의 양뿐만 아니라 증가속도도 우려스럽다는 목소리가 높다. 그동안 은행의 대출심사가 강화되면서 금리가 높은 제2금융권 대출이 급증해 왔다. 원리금 상환액이 가처분소득의 40%를 넘는 한계가구는 지난해 181만 가구에 달한다. 국제결제은행(BIS)에 따르면, 한국의 지난해 말 GDP대비 가계부채 비율은 1년 전보다 4.7%포인트 상승한 92.8%다. 조사대상국 중 세 번째다. 조사대상 43개국 중 가계부채가 증가한 국가는 30개국이며 이중 3%대 이상 증가율을 기록한 것은 5개국에 불과하다.

물론, 가계부채의 질이 다른 나라와는 다르다는 주장도 있다. 가계 금융자산이 금융부채보다 많고, 가계부채가 소득이 높은 4, 5분위 계층에 집중되어 부채상환에 어려움이 없다. 금융기관의 연체율 역시 안정적으로 관리되고 있다. 하지만, 부동산 시장과 연계된 가계부채 문제가 한국경제의 뇌관이 될 수 있다는 우려는 여전하다. 가계부채의 상당수가 부동산 시장과 연결되어 있는 만큼, 가계부채 대책에는 대출규제 등이 포함될 가능성이 높다. 이 경우 경기에 찬물을 끼얹을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높다. 그동안 GDP에 대한 성장기여도의 상당부분을 건설투자 부분이 차지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자칫 부동산 시장 위축만을 가져오지 않도록, 현실성 있는 종합적인 대책이 마련되어야 한다.

2017. 6. 15
바른사회시민회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