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실적인 일자리 사업이 아니라 보여주기에 가까운 새 정부 추경안

어제(12일) 오후 문재인 대통령이 국회에서 추가경정 예산안을 놓고 시정연설을 진행했다. 문 대통령은 시정연설을 통해 일자리 확보를 위해 재정지출 편성의 시급성, 절박한 청년취업 현실을 호소하며 국회의 추경안 통과를 촉구했다. 특히 대통령이 취임 34일 만에, 그것도 헌정사 사상 최초로 추경안을 둔 국회 시정연설을 진행했다는 점에서 문재인 정부가 ‘일자리’에 얼마나 무게를 두고 있는지 제대로 보여주는 행보였다.

그러나 편성된 추경사업의 일부는 현재 진행되고 있는 2017년도 예산사업과 유사하거나 중복된다. 더욱이 전체 11조2000억에 이르는 전체 사업비 중 일자리 창출사업은 4조2000억 원 뿐이다. 공개된 추경사업 면면을 살펴보면, 현실적인 정책사업보다 보여주기식 사업에 가깝다. 문 대통령은 시정연설에서 “근본적인 일자리 정책은 민간과 정부가 함께 추진해야 하지만, 급한 대로 공공부문부터 먼저 나서야 한다”고 말했다. 그렇다면 차라리 국가재정에 부담만 주는 추경편성이 아니라, 민간에서 요구하는 시장친화적인 정책을 펴는 것이 옳다. 질 좋은 일자리 창출 여력이 있는 서비스업 등의 반(反)성장적인 규제도 풀어주고 나서 민간시장의 부족한 여력을 공공부문부터 풀어 급한 불부터 끄려한다고 설득해야 한다. 나랏돈으로 만드는 공공일자리는 정부의 단기성과를 나타내기엔 효과적일지 모르지만, 지속가능성이 떨어진다. 추경으로 만들어질 공공부문 일자리 7만1000개 중 83%(5만9000개)는 1년 계약직이라는 점만 봐도 그렇다. 더구나 세금으로 보전되는 일자리는 후세대들에게 짐으로 작용될 뿐이다. 진짜 일자리를 만드는 기업에겐 옥죄는 정책만 펴면서, 나랏돈부터 풀려하니 추경 내용이 보여주기 사업에 그칠 수밖에 없다. 국회는 제출된 정부의 추경사업 면면을 세밀하게 살피고, 목적에 맞는 내실 있는 사업만 추려 현실적으로 효용성있는 재정편성이 될 수 있도록 엄격히 심사해야 할 것이다.

2017. 6. 13
바른사회시민회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