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연금 독립성·전문성 강화하려면 정부부터 손 떼야

국민연금을 둘러싼 새 정부의 운용방향이 윤곽을 드러내고 있다. 보건복지부는 최근 국정기획자문위원회에 ‘국민연금 지배구조 개편안’을 보고했다. 해당 개편안은 그간 꾸준히 논의돼왔던 국민연금 운용의 독립성·전문성 강화 방안을 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보건복지부가 제출한 개편안에 따르면, 가입자 대표성확보와 운용 투명성확보에 초점이 맞춰졌던 기금운용위원회는 상설화하고, 기금운용위 산하에 성과평가보상, 투자정책, 성과평가 전문 소위원회를 둬 전문성을 강화하겠다는 방침이다. 이와 더불어 기금운용본부의 역할을 확대강화하고, 향후 기금운용공사로 독립시키는 방안을 제안했다. 570조 원에 달하는 국민 노후자금을 운용하기에 현 기금운용위원회가 다소 전문성이 부족하다는 지적은 일견 타당하다. 또한 독립적인 기금운용이 전제돼야 안정적이고 효율적인 기금 관리가 가능하다는 점은 누구나 공감하는 바일 것이다.

그러나 동시에 국정자문기획위원회가 검토하고 있다는 국민연금의 공공일자리 투자방안 논의는 새 정부의 정책의지에 의문을 갖게 한다. 국민연금 적립금 중 약 2조 원 가량을 투입하여 전국 17대 시도광역지자체 산하에 공공부문 일자리 창출 전진기지인 사회서비스 공단을 만들겠다는 논의이다. 더구나 국민연금이 본격적인 스튜어드십 코드 도입수순에 들어갔다는 일부 관계자의 말은 ‘국민연금 지배구조 개편으로 독립성을 강화하겠다’는 정책기조를 의심하게 한다. 국민연금의 독립성·전문성을 강화하려면 차제 연금 사회주의에 입각한 정부의 정책부터 중단해야 한다. 국민의 노후자금을 수익성도 보장되지 않을뿐더러 정부 여유예산이 들어가야 할 임대주택 건설이나 공공일자리 창출에 사용한다는 것은 처음부터 국민연금 운용목적과 맞지 않다. 이에 바른사회는 독립성·전문성 강화를 방패삼아 스튜어드십 코드 도입과 국민연금 임대주택 건설, 공공일자리 자금으로 활용하려는 정부 연금 사회주의적 정책 논의를 즉각 중단할 것과, 정부부터 국민연금의 독립성을 보장할 것을 요구하는 바이다.

2017. 6. 8
바른사회시민회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