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동통신 기본료 폐지, 반시장적 접근은 안 된다

문재인 정부의 인수위원회격인 국정기획자문위원회(국정위)가 당초 9일로 예정되었던 미래창조과학부의 가계통신비 인하방안 보고를 10일로 연기했다. 대신 국정위는 이동통신 기본표 폐지를 찬성하는 시민단체 등과 간담회를 가진다. 이미 지난 6일 미래부 업무보고에 대해 ‘진정성이 느껴지지 않는다’며 업무보고를 거부한 바 있는 만큼 기본표 폐지를 포함해 보고할 것을 주문한 최후통첩이나 다름없다. 가계통신비 인하를 위해 기본료를 폐지하겠다는 것은 문재인 대통령의 대선 공약이자 더불어민주당의 당론이다. 사실, 통신비 인하는 선거 때마다 되풀이되는 대표적인 포퓰리즘 공약이다. 문제는 국정위가 무리한 대선공약을 걸러내는 역할을 하는 것이 아니라, 반대로 현실화할 것을 강력하게 요구하고 있다는 점이다.

우선 현실성이 없다는 점이 문제다. 통신망 인프라 구축이 끝났으니 기본료를 폐지해야 한다는 논리지만 기본료를 모두 폐지할 경우 이통3사는 모두 적자로 전환하게 된다. 통신망 유지·보수, 차세대 이동통신망 투자도 지연될 수밖에 없다. 통신업계의 경쟁력은 물론이거니와 망을 활용한 정보통신업의 경쟁력도 동반하락 할 가능성이 높다. 더욱이 개별기업이 시장의 상황에 따라 결정해야 할 가격까지 정부가 직접 인하를 요구하는 것은 문제가 있다. 통신3사는 국영기업이 아니다. 가계소비에서 통신비가 차지하는 비중이 높다고 하지만, 통신서비스 이용량과 이용행태 등에 대한 면밀한 분석이 먼저다. 과거와 달리 핸드폰이 다양한 기기를 융합하게 되면서, 데이터 이용량이 크게 늘어난 점도 검토되어야 한다. 가계 부담을 줄이기 위해 통신요금을 인하하겠다는 원론에는 모두가 동의한다. 하지만 그 방식은 정부의 강압적인 기본료 폐지 요구가 아니라, 통신사간 경쟁촉진을 유도하는 방식이어야 한다. 반시장적인 국정위의 기본료 폐지 요구는 즉각 재검토 되어야 한다.

2017. 6. 9
바른사회시민회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