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의 역할은 직접 고용주가 아니라 일자리 창출을 위한 컨트롤타워가 되는 것이다.

지난 4일 문재인 대통령은 “정부가 일자리를 위해 최대 고용주가 될 것이며, 청와대는 일자리 인큐베이터가 될 것”이라고 선언했다. 정부가 직접 나서서 일자리를 만들겠다는 의지를 표명한 것이다. 치솟는 청년실업과 비정규직 문제를 해결하고자 하는 대통령의 의지는 높이 사지만 구체적인 방향과 방법에 대해서는 우려스럽다. 오늘(7일)정부가 국회에 제출한 11조 2천억원의 추가경정예산은 공무원 1만 2천명 채용과 청년구직수당, 육아휴직급여 등 대부분 일회성 처방을 위한 것이다. ‘최대 고용주 정부’는 정부가 세금을 부어 일시적으로 일자리를 만들겠다는 의지의 표현이었던 셈이다.

이러한 단기처방이 청년실업문제를 해결하고 양질의 일자리를 창출하는 근본적인 대안이 될 수 없다는 것은 자명하다. 세금을 쏟아 공공부문 일자리를 만드는 것은 쉽지만 한번 늘어난 공공부문 일자리를 줄이기는 사실상 불가능하다. 현 정부는 공무원 수가 과도하게 늘어 업무효율성이 저하되고, GDP의 53%에 달하는 공무원 월급과 가중되는 연금부담을 감당하지 못해 파산에 직면했던 그리스의 발자취를 그대로 답습하고 있다. 일자리는 정부가 아니라 기업이 만드는 것이다. 정부가 만들어 낸 일자리는 정부가 고용주가 아니라 국민의 세금으로 만들고 고용한 일자리이다.

공공부문 비대화로 실패한 그리스와 달리 독일은 노동시장 유연화 정책인 이른바 ‘하르츠 개혁’을 통해 경제회복과 고용안정을 이루었다. 프랑스 또한 공공일자리 감축, 근로시간연장,해고규정완화 등 강도 높은 노동개혁을 추진하고 있다. 지금 필요한 정부의 역할은 직접 고용주가 되는 것이 아니라 민간기업이 일자리 창출을 주도할 수 있도록 규제를 없애고, 노사의 역학관계를 조정하는 컨트롤타워 역할을 잘 해내는 것이다.

2017. 6. 7
바른사회시민회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