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작용만 부르는 선심성 빚 탕감, 이행할 만 한 공약인가

문재인 대통령의 가계부채 공약이 본격적으로 수면 위로 떠오르고 있다. 대선 당시 가계부채 공약 중 하나로 국민행복기금의 회수불능채권 청산을 약속한 바 있다. 지난 17일 금융당국 관계자는 한 언론사를 통해, 현재 소액·장기 연체 채무탕감 공약 이행을 위한 재원조달 방법이 논의되고 있다고 전했다. 1000만 원 이하의 빚을 10년 이상 연체하고 있는 43만7000여명의 채무(약 1조9000억)를 일괄 탕감하겠다는 것이다.

과감한 빚 탕감 정책으로 새로 들어선 문재인정부가 애민(愛民)정신이 있는 정부인 것처럼 보이게 할지는 모르겠다. 그러나 도덕적 해이라는 큰 부작용을 불러올 근시안적인 정책일 뿐이다. 그동안 새 정부만 들어서면 등장했던 채무조정 정책이 효과가 있었던 것도 아니다. 오히려 채무조정을 받은 사람의 20%가량이 다시 채무불이행자로 전락했다는 결과도 있다. 선거캠프 특보단장이었던 민병두 의원은 10년 이상, 1000만 원 이하 연체한 채무자를 전부 상환능력이 없는 것으로 봐야 한다고 밝혔다. 버티면 결국 국가가 탕감해줄 것이라는 시그널만 주는 셈이다. 도덕적 해이는 물론이고 성실하게 채무를 관리해온 대부분의 국민들에게는 허탈감과 반감을 일으킨다. 성실한 채무관리와 납세가 다른 사람 손에 쥐어지는 사탕쯤으로 이용되는 선심성 정책은 접어둬야 한다. 새 정부는 채무자들이 정상적인 소득창출을 통해 스스로 채무를 관리할 수 있는 건강한 채무시장 조성정책부터 고민하길 바란다.

2017. 5. 18
바른사회시민회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