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남시의 청년수당 요구, 다시 유사중복복지 논쟁에 불붙이는 꼴이다.

지자체 청년수당 도입이 유행처럼 번지는 상황에서, 최근 성남시가 경기도에 “경기도 청년구직지원금 사업 참여를 보장해달라”는 공식 공문을 보냈다. 오는 7월 시행하는 경기도 청년수당 사업에서 성남시 청년배당 수혜자가 배제될 수도 있다는 우려인 듯하다.

성남시 청년배당 사업은 3년 이상 거주한 만 24세 이하를 대상으로 분기별 25만원의 성남사랑상품권을 지원하고, 경기도 청년구직지원금 사업은 만 34세 이하 미취업 청년 중 소득80%이하에게 월 50만원씩 6개월간 지급하는 제도이다. 성남시는 청년복지, 경기도는 구직활동 지원을 목적으로 하나, 청년복지의 핵심 중 하나가 일자리·취업 지원임을 감안하면, 두 사업은 수혜대상과 사업성격상 유사하다고 볼 수 있다. 경기도가 이미 승인을 받은 사업에 대해 보건복지부에 의견을 구한 것도 두 사업의 유사·중복성 때문이다.

지난 몇 년 간 사회보장사업 확대와 그에 따른 복지예산 급등이 발생하자, 정부는 복지예산의 효율성을 위한 여러 방안을 시도해왔다. 복지전달체계 개선부터 사회복지통합관리망 구축, 부처간 복지사업 연계·통합, 사회보장제도 신설·변경 협의제 도입, 유사중복 복지사업 정비까지 이루어졌다. 2015년 사회보장위원회의 지자체 유사중복 정비 대상에 오른 사업들의 총예산이 약 1조원인 정도로, 우리사회는 복지의 양적확대에만 치중했다. 그러니 만약 성남시의 청년수당 관련 요구가 받아들여진다면, 이는 현재까지의 복지효율화와 복지구조조정 논의에 역행하는 꼴이 된다.

또한 두 지자체 청년사업에서 중복수혜자가 발생할 경우 혜택받지 못한 청년들과의 형평성 문제가 발생한다. 취업과 구직 지원이 더 절실한 다른 청년들의 기회를 앗아가는 것이다. 현재 성남시의 청년배당 사업은 대법원 소송이 걸려 있고, 지원대상과 사용범위가 무제한이라는 점에서 시행 1년이 지났지만 여전히 그 실효성에 의문점을 남기고 있다. 청년배당 사용처의 적절성과 청년에게 실질적으로 도움이 되는지를 파악해야한다는 청년배당 수혜자의 고백도 나온다. 성남시는 경기도 청년구직지원금 사업에 성남시 수혜대상자를 포함시켜달라고 호소하기 보다는 차라리 청년배당 폐지의 수순을 밟는 게 현명하다. 보건복지부는 지자체 간 중복수혜 가능성을 차단해 유사중복복지 논쟁이 다시 발생하지 않도록 해야 한다.

2017. 5. 4
바른사회시민회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