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공기관 고객만족도 조사, 대체 왜 하는 건가

지난 29일 기재부는 2016년도 공공기관 고객만족도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고객만족도 조사는 공공기관으로부터 서비스를 직접 제공받는 고객을 대상으로 매년 실시되며, 최하위(C등급) 기관의 경우 개선계획 제출 및 컨설팅 교육 등이 진행된다. 기재부는 객관성 제고를 위해 이번조사에서 기재부 주관 통합조사 기관을 177개에서 223개로 늘리고, 대상 사업과 조사 고객범위를 재검토하는 등 기존 문제점들을 대폭 개선했다고 밝혔다. 얼마나 공정하게 얼마나 면밀히 조사했는지, 또 공공기관의 대국민 서비스 질 개선을 위해 얼마나 애쓰고 있는지 보여주는 모양새다. 그런데 가장 중요한 부분은 설명하지 못하고 있다. 대체 공공기관 고객만족도 조사가 왜 필요한가.

공공기관 경영평가 결과는 기관의 한 해 사업실적과 경영성과 평가를 통해 기관별 성과급지급 기준이 된다. 이런 경영평가의 한 지표로 고객만족도 조사 결과가 사용되고 있기에 기관들은 시간과 인력을 투입해서라도 최우수(S등급) 결과를 얻고자 한다. 평소에 고객응대를 잘 한다고 좋은 점수를 받는 것도 아니다. 고유 목적사업 성과가 좋다고 좋은 점수를 받는 것도 아니다. 그러다보니 편법들이 등장하고, 실제로 평가전 고객들을 개별 방문해 좋은 점수를 부탁하거나 애초 조사대상 고객명단을 조정하는 등 조작시도도 만만찮다. 고객평가는 일반 소비재 시장처럼 일반인이 인식가능하고, 평가할 수 있어야 한다. 그러나 통상 독점적인 서비스를 제공하는 공공기관의 대국민 사업은 평가내용이 왜곡될 여지가 있다. 서비스내용을 평가한다는 것 자체가 의미가 없는 것이다. 또한 공공기관이 평가대상 지표에 관여가 가능한 현 조사방식은 기관의 조작 여지가 있다. 결국 고객만족도 조사는 공공기관 홍보를 위한 수단으로 전락할 뿐이다. 이런 고객만족도 조사를 왜 해야 하며, 이를 위해 들어가는 예산과 컨설팅 비용은 누굴 위한 지출인가에 대한 재검토가 필요하다.

2017. 4. 5
바른사회시민회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