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적 이해관계 따라 휘둘리는 최저임금, 명확한 기준설정 필요하다

내년도 최저임금 결정을 위한 심의절차가 시작되었지만 올해도 파행이 예고되고 있다. 위원장은 6개월 째 공석에 지난해 9월 최저임금 인상률이 낮다는 것에 대한 항의표시로 전원 사퇴한 노동계 위원들이 여전히 복귀하지 않고 있다. 이 와중에 대선정국과 최저임금결정시기가 맞물리며 최저임금 2자리 수 인상이라는 노동계의 요구가 대폭 수용될 것이라는 관측이 흘러나오고 있다. 실제로 주요 대선 후보들은 하나같이 최저임금 1만원 인상을 공약으로 제시하고 있다.

이 와중에 국회에 계류 중인 최저임금법 개정안 대부분은 최저임금 결정의 절차 개선을 요구하고 있다. 개정안 중에는 공익 위원 선정을 현행 정부 추천에서 국회 위촉으로 바꾸거나 노사단체 합의로 바꾸자는 내용도 있다. 국회가 추천하는 사람으로 최저임금위를 구성하거나 국회가 최저임금을 결정하도록 해 최저임금 결정과정에 정치권의 영향력을 강화하겠다는 의도를 담은 것이다. 현행 최저임금위원회가 노동계측과 사용자측의 첨예한 입장차로 인해 파행을 거듭하는 상황에서 국회에 위원회 구성권한을 위임한다면 최저임금 결정과정이 매번 심각한 정치적 이해관계에 함몰되어 버릴 가능성이 크다.

최저임금은 2000년부터 연평균 8.7% 가까이 인상되어 왔다. 저임금근로자의 생활안정을 위해 도입된 최저임금은 사실상 정부의 사회보장 역할을 기업에게 전가하는 측면이 있다. 또한 무리한 최저임금 인상으로 인해 저임금 근로자의 고용이 감소하는 등 부작용에 대한 우려도 있다. 최저임금이 더 이상 정치적 이해관계와 노동계의 떼쓰기에 휘둘리지 않고, 산업별, 기업 규모별 임금지불능력과 전체 노동시장의 평균 임금수준, 물가상승률과 최저생계비 등을 다각적으로 고려하여 합리적으로 결정 될 수 있도록 더욱 명확한 기준설정이 요구된다.

2017. 4. 3
바른사회시민회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