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치킨가격까지 결정하려 하나

치킨 프랜차이즈 업체인 BBQ가 당초 예정되었던 가격인상을 포기했다. 당초 이 업체는 임대료, 인건비등 원가상승 요인으로 8년 만에 제품 가격을 인상할 예정이었다. 문제는 이 과정에서 보여준 농림축산식품부의 행태다. 지난 12일 농림축산식품부는 ‘닭고기 가격 긴급 안정대책 강력 추진“이라는 보도자료를 배포했다. 외식업계 CEO와 간담회를 갖고 닭고기를 원료로 한 식품가격이 인상되지 않도록 협조를 당부하겠다는 것이다. 또한, 유통질서 문란행위에 대해서는 국세청 세무조사, 공정위 불공정 거래행위 조사를 의뢰하겠다고 밝혔다. AI발생 및 확산에 직접적인 책임이 있는 부처에서 AI발생 이후 닭고기 관련 제품의 가격 동향에 민감한 반응을 보이는 것은 이해할 수 있다.

그러나 개별기업의 경쟁력을 좌우하는 제품가격을 인위적으로 정부가 통제하겠다는 생각이 어디에서 나온 것인지 이해하기 어렵다. 그야말로 관치경제적 발상이다. 치킨 시장은 대표적인 자영업종을 인식될 만큼 다양한 판매처가 존재한다. 완전시장에 가장 가까운 시장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럼에도 정부가 기업인을 불러 적극적인 협조를 당부한다는 것 자체가 기업에 대한 압박과 다름 아니다. 이런 행태가 관치경제의 전형인 미르나 K스포츠 재단에 대한 기업의 성금 강요와 무엇이 다른가. 더욱이 국세청 세무조사, 공정위 불공정 거래행위 조사를 의뢰하겠다는 으름장을 내놓는 상황에서 어느 간 큰 기업이 이를 무시할 수 있겠는가. 이번 사례는 법과 원칙에 따라야 할 행정조치들이 얼마나 자의적인 기준으로 결정되어 왔는가를 보여주는 사례이다.

2017. 3. 16
바른사회시민회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