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실성 없는 일자리정책이 국가재정 위협한다

정부의 일자리대책이 점점 본질을 잃어가고 있다. 대한민국의 미래를 만들겠다는 대권주자들의 일자리공약은 나라곳간을 ‘거덜내버릴’ 수준이다. 지난 18일 정부는 얼어붙은 고용시장의 해빙을 위한 일자리대책을 발표했다. 유일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주재로 열린 경제관계장관회의를 통해 정부는 상반기에만 3만 명의 일자리를 만들겠다고 밝혔다. 모두 공공부문 일자리다. 청년층 실업률 9.8%에 실업자 100만 명이라는 현실에 급해진 정부가 내놓은 ‘대책’이 윗돌 빼서 아랫돌 괴는 ‘대책’이었다. 이 와중에 문재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공공부문에서 신규일자리 81만개를 창출하겠다는 공약까지 발표했다. 재정을 활용한 공공부분 일자리 늘리기는 가장 손쉬운 방법이다. 그러나 단순히 실업률을 낮추기 위한 공공부분 일자리 늘리기는 국민들의 부담만 가중시킬 뿐이다.

세계 각국은 기업유치를 통한 일자리창출 경쟁에 총력을 다 하고 있다. 자국기업은 물론 해외기업에게까지 각종 당근을 제시하며 자국에 투자를 더 하라고 설득한다. 그러나 대한민국의 대권주자들은 재벌개혁, 대기업 규제를 경제공약으로 내걸며 반기업정서를 더 키우고 있다. 이기권 고용노동부 장관은 30대 그룹 최고경영자 간담회를 열어 “상반기에 채용인원을 늘려달라”며 민간 고용시장의 절벽해소를 독려했다. 참석한 기업인들의 반응이 냉담했다는 후문이다. 그럴 수밖에 없다. 기업인 청문회, 반기업정서를 등에 업은 기업 옥죄기에, 미국발 보호무역주의 위협이 커지고 있는 상황이지만, 노동개혁과 산업규제 혁파정책은 지지부진하다. 커지는 경제불확실성 속에 기업이 투자와 고용을 줄이는 것은 당연한 경영판단이다. 정부와 대권주자들은 일자리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공공부문 인력규모를 노동인구의 1/4수준까지 늘렸다가 재정압박을 이기지 못해 결국 국가부도를 맞았던 그리스의 교훈을 기억해야 한다. 국가가 할 수 있는 가장 좋은 일자리 정책은 기업의 경영불확실성을 줄여주고, 신성장산업에 투자할 수 있도록 각종 규제를 없애, 적극적인 기업활동이 가능한 토양을 만들어 주는 것이다. 국회와 정부가 꼬아놓은 경제정책부터 풀어줘라. 그럼 기업은 자연스럽게 투자와 고용을 늘릴 것이다. 일자리 정책은 그렇게 가져가야 한다.

2017. 1. 20
바른사회시민회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