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경심사, 전제조건은 없다

추가경정예산(추경)이 국회를 통과하지 못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여야가 조선업 구조조정 청문회 증인채택을 둘러싸고 기싸움을 벌이면서 추경안의 국회통과가 불확실한 상황이다. 추경은 국가재정법에 따라 편성요건이 엄격히 제한되어 있다. 그럼에도 불구, 올해 추경이 편성된 것은 조선·해운 구조조정, 투자위축, 청년실업과 같은 어려운 경제상황을 반영했기 때문이다.

이번 추경은 이례적으로 야당이 먼저 제안했다. 하지만 정작 더불어민주당은 추경과는 직접 상관이 없는 ‘서별관회의 청문회’ 증인채택을 받아들이지 않으면 추경안 통과는 안 된다는 입장이다. 정치적 쟁점을 이유로 예산이나 쟁점법안심사를 보이콧 하는 것은 정치권의 관행이다. 그러나 민생경제를 살리자는데 여야가 있을 수 없다. 국회의 의무는 정부가 편성한 추경안이 과연 제대로 짜여졌는지, 국민의 세금을 낭비하는 점은 없는지를 현미경처럼 들여다보는 것이다.

추경은 특성상 타이밍이 중요하다. 하지만 새해예산안 제출시한(9월 2일)이 얼마 남지 않은 상황에서 추경의 효과도 반감되고 있다. 예산정책처에 따르면, 추경이 무산될 경우 일자리 7만여개와 0.3% 포인트의 경제성장률 상승효과가 사라진다. 민생과 경제를 돌봐야 하는 국회가 정쟁에 빠져 외면하고 있다는 비판에 국회는 귀를 기울여야 한다. 추경심사는 국회의원의 의무다. 이 의무에 전제조건이란 있을 수 없다.

2016. 8. 25
바른사회시민회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