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책은행, 쇄신이 아니라 구조조정이 필요하다

지난 23일 산업은행과 수출입은행은 구조조정 역량강화와 출자회사 정리 등 자체 혁신방안을 발표했다. 그러나 지난해 10월에 금융위원회가 발표한 정책금융 강화방안과 별 다른 내용이 없다. 정책금융을 정권 입맛대로 쥐고 흔들려는 정부와 정치권의 개입을 끊어낼 근본적인 고민이나 개선안도 없고 혁신위원회·외부자문단 설치 등 보여주기식 대책을 나열해놨다. 결국 근본적인 원인은 그대로 두고 응급조치로 떼운 격이다.

산은·수은이 조선·해운업종에 대해 선제적 구조조정에 실패한 것은 국책은행의 한계를 잘 보여주고 있다. 지금까지 두 기관에 외부인사가 없어서 이번 구조조정 실패가 나타난 게 아니다. 근본적으로 국책은행의 역할에 대한 재정립이 필요하다. 한국개발연구원(KDI)은 지난 11월 “국책은행이 부실 대기업 구조조정을 오히려 지체시킨다”는 연구결과까지 내놨다. 국가 산업구조변화와 위험에 선제적으로 대응해야 할 정책금융의 역할이 어느 수준까지 무너졌는지 잘 보여준다. 시대에 맞는 정책금융의 역할이 무엇인지부터 고민해야 할 때이다. 정부는 조속히 민영화를 포함한 정책금융기관 재정립 대책부터 내놔야 한다.

2016. 6. 24
바른사회시민회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