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공기관 기능조정, 계획보다 실행이다

금일(14일), 에너지·환경·교육분야 공공기관 기능조정 방안이 발표됐다. 기초전력연구원을 비롯한 5개 공공기관은 통폐합되고, 12년째 자본잠식 상태였던 대한석탄공사와 부채비율이 6905%에 이르는 한국광물자원공사는 핵심사업 위주의 기능재편으로 강도높은 구조조정에 들어간다. 29개 기관은 업무가 조정된다. 그동안 에너지 관련 공공기관들의 부채는 170조3000억으로 전체 공공기관 부채의 33.7%를 차지하고 있었다. 그간 공공기관의 독과점으로 운영되어 온 시장을 민간에 개방해 경제활성화를 도모하겠다는 정책방향은 바람직하다.

그러나 기능조정의 효과는 미지수이다. 전기의 경우 주요국들이 전력시장을 이미 민간에 전면 개방하고 있는 것과 비교하면, 민간개방 수준은 여전히 미흡하다. 민간 참여를 유도하기 위해서는 전기요금 현실화와 교차보조 문제에 대한 논의가 선행되어야 하지만 포함되지 않았다. 가스도입·도매시장의 경우, 장기계약에 묶여 있기 때문이라고 하지만 본격적인 민간개방 시기를 2025년 이후로 계획하고 있어 시기적으로 너무 늦다. 공공기관 민영화 계획도 정권 변화에 따라 중단되는 상황에서, 과연 공공기관 기능조정이 가능할 것인지에 대한 의구심이 남는다.

지난 2009년 정부는 불필요한 자회사·출자회사를 적극적으로 정리하겠다는 공공기관 출자회사 매각 계획을 이행한 바 있다. 그러나 이번에 축소대상이 된 9개 출연기관 중 3개는 2010년 이후 신규 출자된 회사다. 몸집을 불리려는 공공부분의 특성을 감안해 지속적인 모니터링이 필요하다. 공공기관 기능조정을 비롯한 개혁안은 정권마다 의욕적으로 추진되었다. 하지만 언제나 용두사미라는 비판을 받아왔다. 개선안도 중요하지만, 발표된 개혁과제가 정권에 구애받지 않고 차질없이 완성되는 것이 더 중요하다.

2016. 6. 14 바른사회시민회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