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는 노조권력 키우는 근로자이사제의 도입을 당장 철회하라

서울시가 산하기관에 비상임 근로자이사제 도입을 강행하고 나섰다. 서울메트로와 세종문화회관 등 지방공기업과 출연기관 15곳에 비상임 근로자이사를 둔다는 계획이다. 서울시는 지난 3월 통합지하철 공사가 출범하면 이를 도입하려 했지만 노조의 통합 반대로 계획이 물거품 된 바 있다. 박원순 서울시장은 “경영이 잘못되면 경영에 참여하지 않은 근로자들이 오히려 고통을 받고 책임지는 경우가 많다”며 도입 취지를 밝혔다. 하지만 조합원의 이익을 대변하는 근로자이사가 사업계획과 예산, 정관개정 등 조직운영의 주요사항에 의결권을 행사하면 경영 효율성이 떨어져 그 적자는 세금으로 메울 수밖에 없다. 박 시장은 지방공기업과 출연기관이 서울시민의 혈세로 운영되고 적자 수렁에서 헤어나지 못하는 것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다. 그럼에도 근로자이사제를 기어코 시행하려는 것은 결국 천 만명의 서울시민은 등진 채 노조에게만 착한 시장 이미지를 인정받으려는 의도로 보인다.

서울시가 모델로 삼은 유럽의 근로자이사제는 현지에서도 이미 쇠락을 길을 걷고 있다. 이를 처음 도입한 독일에서는 일찌감치 노사공동 경영제도를 비판하는 주장이 제기됐다. 글로벌 경쟁시장에서는 신속한 경영판단이 생명과도 같은데 근로자이사제를 도입할 경우 근로자 의사결정을 수렴하면서 그 결정이 지체되기 마련이다. 더욱이 대한민국은 재정건전성을 개선하기 위해 공공부문 개혁에 박차를 가해야하는 절실한 상황이다. 만약 공기업이 구조조정과 합병의 기로에 놓일 경우 근로자이사제가 개혁의 걸림돌이 될 것은 명약관화하다. 특히 현재 대한민국 노조관행은 구조조정과 개혁정책 앞에 타협보다는 투쟁과 파행으로 점철되어 왔다. 박 시장이 언급한 이상적인 ‘협치’가 가능한 분위기가 아니다. 서울시의 근로자이사제는 노조의 권력만 키우는 제도이며, 공공개혁이라는 시류에도 역행하는 것이다. 서울시는 근로자이사제 도입 시 드러날 문제들에 대해 귀를 열어야 하며 당장 위험한 시도를 멈춰야 한다.

2016. 5. 10
바른사회시민회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