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의 특허권 틀어쥐기가 정치권 압력 불러왔다

지난 2일, 국민의당 최고위원회에서 “서남해안에는 관광·문화자원이 대단히 많은데도 관광이 활성화되지 못한 것은 면세점이 없기 때문”이라는 주장이 제기됐다. 호남을 기반으로 한 박주선 최고위원이 최근 정부가 서울시내 4개 신규면세점의 허가를 낸 것과 더불어 지역배분을 요청하고 나선 것이다. 주객이 전도된 발언이지만, 뒤이어 박지원 의원도 “면세점 4곳을 신규 허가하면서 서울에만 집중하겠다는 것은 정부의 단견적인 관광정책”이라며 힘을 보탰다. 시장수요도 없는 곳에 시장을 만들어 내라고 하는 것은 권력을 앞세운 전형적인 ‘지역이익 챙기기’에 불과하다.

호남권 면세점이 논의된 적이 없었던 것이 아니다. 2012년 호남권 중견기업이 순천 내 시내면세점 개설을 추진했지만, 해당 사업자는 사업을 포기했다. 수익성 문제 때문이다. 면세점 시장진입은 시장을 고려한 기업의 경영판단에 기초해야 한다. 시장원리가 우선이 돼야 할 영역에 정치권 압력이 등장하는 것은 정부의 면세점 특허권 때문이다. 정부는 면세점 특허제도를 원점에서부터 전면 재수정해야 한다. 틀어쥘수록 부작용은 심화되어 나타난다. 지금당장이라도 관세법을 재개정하여 특허권을 없애고 허가제를 신고제로 바꿔 자유로운 시장형성이 이뤄질 수 있도록 해야 한다.

2016. 5. 3
바른사회시민회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