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기업집단 지정제도, 재검토가 필요하다.

지난 1일부로 SH공사, 한국투자금융, 하림, 셀트리온, 금호석유화학, 카카오 등 6개 기업은 대규모기업집단으로 신규 지정됐다. 그런데 엉뚱한 금융위원회가 혼란에 빠졌다. 인터넷전문은행 때문이다. 인터넷전문은행 사업자로 예비인가를 받은 카카오가 대기업으로 지정되면서, 금산분리 규제를 받게 되었기 때문이다. 다급히 공정거래위원회가 국내 경제규모 등을 반영해 대기업집단 지정기준 상향조정도 검토하겠다고 나섰다. 그러나 문제의 핵심은 기준조정이 아니다.

우리나라 대기업은 대규모기업집단으로 지정되는 동시에 상호출자 금지, 금융·보험회사 의결권 제한 등 각종 규제에 직면한다. 비상장사라도 예외는 없다. 기업들의 불공정행위에 대한 규제는 반드시 필요하다. 하지만 기업규모만을 대상으로 규제를 가하는 것은 신중해야 한다. 이번에 새로 대규모기업집단으로 지정된 기업 중 센트리온과 카카오는 대표적인 벤처신화의 주인공들이다. 활발한 인수합병(M&A)와 신규 사업 진출 등으로 자산규모 5조 원을 달성했지만, 동시에 35개에 이르는 규제를 적용받게 되었다. 불합리한 규제로 중견·대기업으로의 성장을 회피하는 ‘피터팬 증후군’이 계속된다면 한국경제의 성장은 어렵다. 이제는 불합리한 대기업집단 지정제도에 대한 재검토가 필요하다.

2016. 4. 5
바른사회시민회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