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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무현 대통령이 오는 5월 11일부터 17일까지 일주일간 미국을 방문하여 한국시간으로 5월 15일에는 정상회담을 개최할 예정이다. 대통령의 이번 미국 방문은 취임 후 첫 번째 외국방문 이상의 의미를 갖는다. 이제 명실상부한 유일 초강대국으로 불리는 미국과 지난 50년 동안의 동맹관계를 기초로 향후 한미관계의 발전 방향을 결정지을 계기가 되기 때문이다. 또한 당면한 북한 핵위기를 해결하기 위한 양측 정상간의 직접 논의가 예정되어 있기 때문에 더더욱 중요한 자리가 될 수밖에 없다.
사실 북한의 핵개발 의혹으로 야기된 한반도의 안보위기는 여전히 별다른 해결의 실마리를 찾지 못하고 있으며, 한미 양국은 북핵 대책에 골몰하고 있다. 지난달 한국의 참여가 배제된 채 우여곡절 끝에 미, 북, 중 3자회담이 개최됨으로서 북핵문제를 평화적으로 해결할 수 있는 실마리가 풀리는 듯 했으나, 오히려 북한이 스스로 핵 보유를 인정하면서 갈 길이 여전히 멀다는 점만 확인했다.
따라서 노무현 대통령은 이번 미국 방문기간 동안에 그동안 미국이 가져왔던 불안감을 해소하여 양국간 신뢰를 복원하는데 역점을 두어야 한다. 이를 토대로 최대 현안인 북한 핵문제 해결과 이와 관련된 한반도 안보위기 해소 등에 대한 의견 조율로 합의점을 도출해 내야 한다. 다시 말해서 현재의 안보위기를 해소하는데 필수적인 미국과의 공조를 재확인하고, 위기 해결에 있어서 한국의 입장에 대한 미국의 지지를 확보하는 것이다.
현재 한국과 미국이 북한의 핵무장을 반드시 저지해야 한다는 점에서 같은 입장을 보이고 있다. 그러나 이를 위한 정책수단의 우선순위에 대해 한미 양국은 여전히 입장 차이를 보이고 있으며, 이것이 자칫 현재의 안보위기에 대한 양국간의 근본적 차이로 비화되면서 현재의 안보위기에 대한 양국간의 불신만 깊어질 위험을 배제할 수 없다. 노무현 대통령은 무엇보다 이번 정상회담에서 그러한 위험성을 불식시켜야 한다.
왜냐하면 만일 이것이 실패한다면 가장 큰 피해는 우리에게 돌아올 것이 너무나 분명하기 때문이다. 만일 미국과의 공조가 약화될 경우 북한의 핵개발 위협을 독자적으로 해결하는데 큰 어려움이 따를 수밖에 없다. 뿐만 아니라 한국과의 협력에 회의를 품은 미국이 한국에 대한 배려없이 현상황을 급속하게 악화시킬 수 있는 강경한 대북조치를 독단적으로 취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따라서 노무현 대통령은 북한의 핵무장을 결코 용납하지 않을 것이며, 이를 위해 필요한 모든 정책수단을 동원할 의지가 있다는 점을 미국에 확신시킬 필요가 있는 것이다. 동시에 현 시점에서 평화적 해결을 위한 노력을 당분간 지속해야 하며, 이것이 미국의 이익에도 부합한다는 점을 설득시켜야 한다. 이러한 맥락에서 현재 한미 동맹관계 재조정의 일환으로 거론되고 있는 주한미군 지상군의 후방 재배치가 한반도의 안정을 저해하는 방향으로 이루어져서는 안된다는 점을 분명히 할 필요가 있다.
현재 한반도는 북한의 핵개발 의혹에 의해 야기된 안보상의 위기를 맞아 평화적 해결노력의 지속, 혹은 본격적인 강경책의 시작이라는 갈림길에 놓여있다. 이번 한미 정상회담은 노무현 정부가 출범 이래 줄곧 강조해온 한반도의 평화와 번영을 위한 출발이 되어야 한다.
바른사회를 위한 시민회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