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정입법 수정 권한’ 국회법개정은 입법부 월권행위, 입법 내용 판단은 사법부가 할 일

국가재정에 심각한 위기를 몰고 올 공무원연금 개혁이라는 시급한 현안에 대해 1년도 넘게 지리멸렬하게 끌어온 국회가 29일 새벽 극적으로 타결했다. 만족할 만한 수준은 아니지만 공무원연금개혁이라는 소기의 성과에도 불구하고 국회는 공무원연금개혁 처리와 전혀 무관한 행정부의 시행령 권한을 제한하는 국회법개정안까지 통과시켰다. 대통령령·총리령·부령 등 행정입법에 대해 국회가 수정·변경을 요구하면 해당 행정기관은 이를 처리해야 하는 시행령 수정·변경 권한을 국회에 부여해야한다는 것이 그 골자다. 모든 시행령이 대상이 아니라 ‘국회가 만든 법률의 취지나 내용에 부합하지 않을 경우’라고 한정했지만 이는 엄연한 월권행위다. 입법부의 입맛에 맞지 않으면 행정부의 어떤 입법도 좌지우지하겠다는 것이다. 입법 내용 판단이나 위헌 여부는 사법부가 할 일이지 입법부가 할 일은 아니다. 최근 야당이 공무원연금개혁안 처리 협상을 진행하면서 개혁안과 관련 없는 법안 및 사안을 직간접적으로 연계시킨 게 한두 건이 아니다. 문제는 야당의 ‘볼모 정치’가 개혁을 변질시키고, 해서는 안 될 것과 해야 할 것을 구분 못하고 본질을 흐린다는 것이다. 이 과정에서 집권당 여당은 야당과 청와대 사이에서 역할을 제대로 했는지 또 언제까지 야당의 ‘볼모 정치’에 이끌려 다닐 것인지 자문해보아야 한다. 그리고 책임 있는 수권대안정당을 표방하는 새정치민주연합은 ‘볼모 정치’라는 후진적인 정치 관행을 언제까지 고수할 것인지 자성하기 바란다.

2015. 5. 29 바른사회시민회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