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총에 휘둘려 노동개악 만드느니, 차라리 국회와 정부가 노동시장 개혁 주도하라.

 한국노총이 어제 8일 노동시장 구조개선을 위한 노사정위 협상에 불참을 선언했다. 전체 임금근로자의 4.6%만을 대표하는 한국노총이 자신들의 기득권을 지키겠다고 협상장을 박차고 나간 것이다.

 그들은 노사정위 합의뿐만 아니라 수많은 비정규직 노동자와 실업자들의 실낱같은 희망과 경기회복의 불씨도 함께 날려버렸다. 한국노총이 협상 불참 이유로 밝힌 5대 수용 불가 사항은 노동시장 개혁의 핵심 사안이다. 이를 배제하고 협상하자는 것은 구조개선 자체를 포기한다는 의미이다. 협상은 서로의 입장 차이를 좁혀가면서 합의에 이르는 것이지 자신의 의견을 받아줄 때까지 생떼 쓰는 곳이 아니다. 부담은 모두 사용자와 비정규직 노동 약자들에게 떠넘기고 자기들의 이익과 기득권만 챙기겠다고 주장하니 협상이 성사될 리 없다.

 결국 한국노총은 처음부터 협상할 의지가 없었던 게 아닌가. 공무원연금 개혁에 반발한 공무원노조와 민노총이 총파업을 예고한 것도 이와 무관치 않은 듯하다. 한국노총이 대화의 여지를 남겨두긴 했으나 이런 태도로 다시 협상테이블에 나선다면 대타협은 요원해 보인다. 작금의 경제위기를 타개하기 위해서 노동시장 구조개선은 절박한 과제다. 더구나 정규직과 비정규직 노동자 사이의 임금·근로조건 격차는 갈수록 벌어지고 청년실업률이 11.1%까지 치솟은 상황이다. 노총에 휘둘려 노동개악을 만드느니, 차라리 국회와 정부가 적극 나서서 노동시장 개혁을 주도하는 편이 낫다. 국회와 정부는 머리를 맞대고 노동시장 개혁 논의의 마라톤에 종지부를 찍을 수 있는 대안을 마련하라.

2015. 4. 9
바른사회시민회의